신체 말단커지는 '이 질병'…종양제거 수술없이 약물치료

GIST, '말단비대증 치료 뇌하수체 종양 모델' 개발
비수술 약물 치료법 연구토대 마련…학술지 게재

성장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신체 말단이 커지는 말단비대증(acromegaly) 연구를 위한 시험관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말단비대증 치료를 위해 지금까지는 외과적 수술이나 성장호르몬 억제제를 투여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으나 이번 연구 성과로 비수술적 약물 치료법 연구가 한단계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의생명공학부 오창명 교수와 신소재공학부 윤명한 교수 연구팀이 세브란스병원 구철룡 교수(내분비내과) 연구팀과 함께 말단비대증 연구를 위한 다공성 수화젤 섬유 기반 3차원 뇌하수체 종양모델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만성질환인 말단비대증은 외과적 처치를 통해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비수술적 약물 치료에 내성이 발생하는 원인을 규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뇌하수체 종양세포 모델이 실제 생체조직의 거동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차원 구조를 갖는 다공성 수화젤 섬유에 종양세포를 배양했다.

이 모델에 약물 처리 시 성장호르몬 분비 억제와 세포 사멸 등이 기존의 2차원 세포배양 모델에서보다 더욱 민감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말단비대증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동안 성장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 치료 방법인 소마토스타틴(somatostatin) 혹은 소마토스타틴 유도체(somatostatin analog) 투여에 대한 연구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으며 뇌하수체가 뇌 깊숙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약물 내성이 발생하는 원인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3차원 뇌하수체 종양모델은 실제 환자에 대한 약물 투여 대신 시험관 수준에서 약물 처리를 통해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왼쪽부터 오창명 의생명공학과 교수, 윤명한 신소재공학부 교수, 정우주 학생, 왕성록 학생. (사진=광주과학기술원 제공)

오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그동안 수술 위주로 접근했던 말단비대증 치료를 위한 약물 치료의 예후를 예측하고 내성이 발생하는 기전을 이해하기 위한 가능성을 열었다"며 "향후 약물 스크리닝을 통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같은 후속 연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세포 배양 지지체를 개발하고 3차원으로 세포를 배양하는 것을 넘어서 약물 반응을 검증할 수 있는 실용적인 3차원 종양 모델을 시험관 내에서 구현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오 교수와 윤 교수가 지도하고 정우주 석사과정생과 왕성록 박사과정생이 수행했다. 또 연세대학교 구철룡 교수 연구팀과 협력했다. GIST 생명의과학융합연구소 연구지원사업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아스트라제네카 당뇨연구지원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스코푸스(SCOPUS)에 등재된 의공학 분야 상위 10% 국제학술지 'Smart Materials in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주.나주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