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부 동네병원, 오후만 쉬는 '꼼수 휴진'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 휴진에 돌입한 18일 부산지역 일부 동네병원들이 오전에는 진료를 보고, 오후에 휴진하는 '꼼수 휴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부산진구의 한 동네병원. 병원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출입문에는 '원장님 회의 일정으로 (오후) 1시까지 진료한다. 불편을 드려서 죄송하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병원 인근에 있는 한 약국 관계자는 "오전 10시까지만 진료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많은 약을 받아야 하는 당뇨 환자 등은 오늘 휴진하기 전에 미리 다녀갔다"고 귀띔했다.

부산진구의 다른 내과 의원도 오후 1시40분께 기자가 방문했을 때 '오늘 진료는 조기 종료했습니다. 양해 말씀 올린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이 밖에도 주로 주말에 실시하던 병원 소독을 핑계로 휴진한 곳도 여러 곳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휴진하겠다고 지난 13일까지 신고한 부산 내 의료기관은 총 87곳으로, 전체 명령 대상 의료기관의 3.3%로 집계됐다.

앞서 시는 의협의 집단휴진 예고에 따라 지난 10일 의료법 59조 1항에 따라 총 2661개의 의료기관(의원급 의료기관 중 치과의원·한의원 제외, 일부 병원급 의료기관 포함)에 진료명령 및 휴진신고명령을 발령했다.

진료명령을 거부할 경우, 59조 2항에 따라 해당 의료기관은 15일 업무정지 조치를 받을 수 있고, 1년 이내 의사면허 자격정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일부 동네병원들은 이러한 행정처분을 피하고, 집단 휴진에는 동참하기 위해 오전에 진료를 보고 오후에 휴진하는 등 '꼼수 휴진'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오전이나 오후에 진료한 기록이 있으면 휴진에 따른 행정처분을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각 구·군별로 지역 개원의들의 정확한 집단 휴진 참여 수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또 집단휴진에 따른 시민과 환자들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이날 부산의료원의 진료 시간을 오후 7시까지 늘리고, 16개 구·군 보건소에는 당일 오후 8시까지 연장 진료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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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