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들, 전담수사팀 마련 촉구

지난해부터 경기 광주 전세사기 의혹 관련 고소장 접수한 상태
전세사기 대책위 "규모 작다고 수사 지지부진, 전담팀 만들어야"

"민생 범죄 전세사기 전담수사팀 마련하라."

19일 오전 9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경기대책위원회는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전세사기 전담수사팀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는 수원·화성 일대 정모씨 일가 피해자, 수원 정모씨 및 바지임대인 피해자, 경기남부 다수 빌라 보유 변호사 피해자, 수원 강모씨 및 바지임대인 피해자, 광주 김모씨 피해자 등이 참석했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 사실 관련 발언을 이어 발표한 뒤 수사전담팀 마련을 촉구하는 회견문을 함께 읽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경기 광주시 전세사기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광주 전세사기 피해자 A씨는 "지난해 12월 광주 소재 한 빌라에 대해 전세사기에 대해 고소장을 접수하고 지금까지 9명이 관련 고소를 진행한 상태다"라며 "그러나 경찰에서는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는다. 전체 피해가 접수돼야 한다, 피해자를 더 모아 진행하겠다고만 말한다"고 토로했다.

A씨가 피해자 자체 조사를 통해 이날 밝힌 피해 규모는 25명, 50억원 상당이다. A씨는 광주 전세사기 의혹을 받는 임대인 김모씨가 건물을 5채 가지고 있는 데다 아들 명의로 또 어딘가에 집을 짓고 있다고 주장하며 '추가 피해자 발생'을 우려하기도 했다.

A씨는 "임대인 은행 대출과 이미 이사를 간 사람들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1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우리 세입자들은 모두 전세사기특별법에 기초해 피해자 인정을 받았다. 경찰은 즉각 사기꾼에 대해 소환 조사하고 중형을 받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세사기 범죄 피해자 B씨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범죄 사실을 파헤칠수록 드러나는 악랄한 수법과 규모에 하루하루가 지옥이다"라며 "여러 지역에 건물이 소재하고 있는 만큼, 원활한 조사를 위해 전담팀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현재까지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전세사기는 정씨 일가 사건을 시작으로 알려진 것만 10건이 넘는다. 전세사기 피해자는 범죄 건에 따라 적게는 10여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에 달해 정확한 피해규모는 집계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대책위는 이렇게 많은 전세사기 사건을 전담으로 맡을 수사팀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기존 관할 경찰서 수사관 등이 공조를 통해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사기 대상 건물이 여러 지역에 소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수사전담팀이 만들어져 한 번에 효율적인 수사를 벌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대책위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을 한 피해자가 10만명 수준이다"라며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다른 방식으로라도 빠르게 돌려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피해자는 기약 없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전세사기는 개인이 아무리 대비해도 현재 제도에서는 피할 수 없는 문제다"라며 "지금도 수많은 악성임대인이 피해자의 보증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 수 없다. 전담수사팀 마련으로 조속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경기남부경찰청과 수원남부경찰서 담당자를 만나 수사 상황을 확인하고 전담팀 마련 등에 대해 건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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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