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巨野 양곡법 재추진에 정책 맞불…"재고 15만t↓·수입안정보험"

野 단독 상정에 민당정, 쌀값 대책 구체화
정부, 5만t 추가 매입·10만t 소비촉진 방침
쌀 포함한 수입안정보험, 내년 전면 도입

야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상임위에 단독 상정하면서 정부의 쌀 의무매입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정부는 수입안정보험 본격 추진과 직불제 확대 등 쌀값 안정 대책으로 맞불을 놓는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20일 여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첫 전체회의를 열고 양곡법을 상정했다.

이번에 재상정된 양곡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야권 단독으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야당은 숙려기간을 생략 후 오는 27일 전체회의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의 출석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는 양곡법에 대해 '의무매입'이 독소조항임을 들며 막대한 재정은 물론 품목 쏠림으로 최종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하며 반대해왔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양곡법이 통과되면 다른 농사를 짓다가도 영농 편의성이 높은 쌀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다. 그럼 남는 쌀이 더 생기고, 정부의 재정이 투입되면 정작 중요한 미래산업 농업분야에 투자하기 어렵다. 시장을 왜곡시키는 게 (양곡법의) 가장 큰 문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21일 민당정 협의회에서 "이미 쌀이 공급과잉인 상황인데 의무매입을 통해 추가 과잉을 만드는 건 국민 혈세로 과잉 생산을 더욱 부추기는 것"이라며 "가격 지원에서 제외된 품목은 과소생산을 하도록 유도해 수급 불안만 가중시킨다"고 비판했다.

야당의 양곡법에 대항해 농가의 소득 안정을 위해 정부가 제안한 방안은 크게 4가지다. 정부의 쌀 직접 매입 및 민간 소비 촉진, 벼 재배 면적 축소, 농업직불제 확대, 수입안정보험에 쌀 추가 등이다.

우선 정부는 쌀값 하락세에 대응해 5만t의 쌀을 추가로 매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 쌀 판매를 촉진해 10만t 규모를 민간에서 더 소비하게 만들어 총 15만t의 재고 감소 효과를 내겠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벼 매입자금 5000억원의 상환도 유예한다는 계획이다.


벼 재배면적을 축소하는 계획도 당초 예상보다 원활히 진행 중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쌀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해 재배면적을 2만6000㏊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정부가 올해 쌀 적정생산 대책을 추진한 결과, 당초 목표보다 벼 재배면적이 1만㏊ 이상 추가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쌀의 적정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작물 직불금 제도도 확대 추진한다. 쌀 생산쏠림을 방지하도록 작물 관계없이 지원하는 농업직불제 예산을 2027년까지 5조원으로 차질 없이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정부와 농업계·학계가 협력해 출범한 민관학 협의체는 농업인을 위한 한국형 소득·경영 안전망을 오는 8월 구체화한다. 협의체가 논의하는 핵심은 수입안정보험의 확대로, 현재 적용 중인 9개 품목에서 쌀 등을 포함한 15개 품목으로 늘려 내년부터 본격 사업화를 추진한다.

수입안정보험은 농가의 한 해 수입이 최근 평균 5년치 이하로 떨어지면 그 차액의 최대 80%를 보장해주는 제도다.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양곡법에서 한발 나아가 농가가 10~20%가량의 보험료를 부담하도록 하는 책임을 두겠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한다.

쌀은 이미 정부가 매입·방출을 통해 개입해 가격을 조정하고 있지만, 보험 품목에 추가해 농가의 소득 안정을 보장하고, 품목 쏠림 등을 해소해 식량 안보를 달성하겠다는 설명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민간의 쌀 재고를 소비촉진 등을 통해 15만t 수준으로 해소를 추진하고, 내년부터 수입안정보험을 전면 도입할 계획"이라며 "정부가 참여하는 민관학 협의체를 통해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 되는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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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