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380포' 돌려…선거법 위반 제주 현직 조합장 법정구속

설 명절 선물 명목…징역 8개월
피고인 "사회상규 반하지 않아"
법원 "인정하면 비웃음거리 돼"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쌀 300여포대를 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지역농협 조합장이 법정구속됐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 배구민 부장판사는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기부행위)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제주 모 농협조합장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법정구속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월 제3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1월17일부터 21일까지 조합원들에게 명절 선물 명목으로 총 1200만원 상당의 쌀 380여포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쌀을 전달한 행위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명절을 맞아 선물을 전달한 것이며 사회상규(일반인의 건전한 윤리감정) 범위에 반하지 않은 행위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유리하게 당선되기 위해 다량의 물품을 전달한 것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명절 선물이라 주장하는 피고인(A씨)의 기부 행위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를 정당한 행위로 인정하면 법원은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며 "제공된 물품의 양이 적지 않고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선고 직후 "법적 판단에 대해선 말을 못하지만 공동체 생활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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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