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시티, 자연재해지구 선정 8년 만에 수중 방파제 건설
시민단체 "공적자금 800억 투입 타당하지 않아" 주장
매년 수해를 겪는 부산 마린시티에 8년 만에 수중 방파제(이안제) 건설로 가닥을 잡았지만, 부산 시민단체가 방재 효과가 없고 오히려 바다의 흐름을 막아 거대한 호수화가 진행돼 쓰레기 등이 퇴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래사회를준비하는시민공감은 2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린시티'라는 부촌에 특혜 논란까지 있는 방파제 공사에 공적자금 약 800억원이 들어가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해운대구는 지난 11일 마린시티가 자연재해지구로 지정된 지 약 8년 만에 '테트라포드' 방파석을 도로에서 150m 바다 쪽으로 간격을 띄워 해상에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공사비는 국비 299억원 등 696억원이며 설계비까지 포함하면 약 8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방파제 공사는 올해 10월에 시작해 2027년 완공할 예정이다. 공사기간은 36개월이다.
시민공감은 "마린시티는 건설 당시 바다와 건물 사이 간격이 불과 40m이고 걸어서 1분 거리에 건설됐다”며 "특히 1~2층 상가주들은 방파제가 높이 설치될 경우 풍경을 가린다고 주장해 5m 이상 설치해야 하는 방파제에 비해 낮은 1.5m 방파제를 설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년 마린시티가 태풍 재해를 받지만, 이는 자연적인 재해라기보다는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 낸 예견된 인재라는 표현이 맞다"며 "마린시티는 시민 모두의 자산인 바다를 매립해 공공의 이익이 아닌 민간업자에게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주는 이권 사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시민공감은 이번 수중 방파제 건설이 예산에 투입되는 만큼 월파 방지 효과가 낮고 바다의 흐름을 막아 쓰레기 등이 모이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강원도 고성 해변 앞바다도 200억원을 들여 수중 방파제를 설치했지만, 침식 현상이 심해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며 "강릉 주문진 해변 역시도 수중 방파제의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시민공감은 마린시티의 경우 ‘환경 문제’도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지후 이사장은 "테트라포드 방식의 수중 방파제는 태풍이나 홍수 시 떠내려 오는 쓰레기가 쌓여 점차 해수 소통이 불가능해진다"며 "결국 거대화된 호수가 되면서 쓰레기가 쌓이고 악취가 나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트라포드는 구조물을 들어내기 전까지 청소할 수도 없다. 송도해수욕장과 제주시의 수중 방파제가 쓰레기 퇴적물로 문제가 됐다"며 "관광도시를 표방하는 부산이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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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