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체코 원전 저가수주 지적에 "과도하게 비관적"

안덕근, 22대 국회 첫 산자위 전체회의 참석
빚좋은 개살구 지적에 "단정적, 절대 아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9일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것과 관련, 저가로 수주해 자칫 '빚 좋은 개살구'가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자 "너무 비관적으로 이번 사업을 평가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22대 첫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김 의원은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 "체코 원전 수주한 24조원은 중국에서 진행하는 사업비보다 싼데, 이것이 진정 기술력 기반의 가격 경쟁력이 맞나"라며 "수주액의 60%는 체코 기업에서 기자재를 부품 조달해야 하고 노동력은 체코와 유럽에서 우선 고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고려하면 실제 건설비는 수주액의 40%인데, 제 계산으로는 (1기당) 3조7000억원에 불과하다. 웨스팅하우스에 로열티까지 주게 된다면 진정 이게 남는 장사겠나"라며 "빚 좋은 개살구 아니냐"라고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현지에서 우선 고용하는 부분에 대해 "두산이 소유한 핵심 엔진 납품업체 두산스코다파워도 (이번 사업 관련) 지금 협의 중"이라며 "(이 밖에) 우리 기업들이 체코와 협력하는 부분도 많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완전히 배제된 채 사업의 60%만 참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체코가 맡는 부분에서도 우리가 공동으로 기술협력을 한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공기 지연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지적해다. 김 의원은 "격납 건물과 대형냉각탑 등 ARP1400과 달리 설계 변경할 부분도 있는데, 우리가 시공경험이 있나"라고 물었다.

그는 "공기 지연이 불가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위약금 조항이 있을 것 같다"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수주한 바라카 원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수주했다는데, 공기 지연으로 인한 건설비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지 우려된다. 심지어 주 40시간 근로 규정도 있다"며 공기 내 완공을 우려했다.

안 장관은 "대형 설계 변경이 필요하지 않다. 이런 것을 단정해 공기 지연 우려를 언급했는데 절대 그런 것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후 자금 조달 리스크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체코 정부가 1호기 건설비로 유럽연합(EU) 집행위에서 60억 유로를 대출 받았다. 하나로 11조5000억원"이라며 "그나마 2호기는 EU가 난색을 표한 상황인데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에서 금융 지원을 약속하지 않았나"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저가 수주에 돈까지 대주는 것 아니냐"라며 "국민들이 아직 상황을 자세히 몰라 그럴 뿐 크게 우려된다"고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체코에서 굉장히 경쟁력 있는 EU회원국 프랑스가 아닌 우리를 선정한 주요 이유가 기한 내 적기 시공한다는 점이다. 체코에서 직접 들었다"며 "우리 사업 능력과 여러 부분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재차 되물었다.

미 웨스팅하우스 특허 기술을 미 에너지부 승인 없이 사용할 수 있냐는 질문도 나왔다. 현재 체코 사업을 맡은 팀코리아를 이끄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미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문제로 소송 중이다. 앞서 산업부에서는 해당 소송 관련 마지막 조율 단계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아직 최종 계약까진 체결하지 않았지만 무리하게 적자 수주했다가 나중에 손들 수 있지 않겠나. 아무리 공기업이 주도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한전 적자도 심각하지 않나"라며 "앞서 부족한 건설비를 우리가 대주고 원전을 짓다 파산한 해외 사례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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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