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60대에게 선고된 '무죄' 확정
위법한 방법으로 증거가 수집돼 음주 운전 혐의로 기소된 60대에게 선고된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7)씨 사건에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에서 선고한 '무죄'를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3월16일 오후 11시50분께 대전 서구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아파트까지 약 5.5㎞를 술에 취한 채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92%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씨는 아파트 단지 주차장으로 들어오다 다른 차량과 사고를 냈다.
신고를 접수받아 출동한 경찰은 A씨 집을 찾아 문을 두드렸으나 반응이 없었고 문이 살짝 열려있자 들어가 그를 깨운 후 음주 측정을 실시했다. 이때 A씨는 "남의 집에 왜 들어왔냐"며 경찰들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경찰은 주차장으로 내려가 대전서부경찰서에 지원을 요청했다. 지원팀은 먼저 출동했던 경찰관과 다시 A씨 집에 들어가 음주 측정을 실시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술에 취해 운전한 사실이 없고 제출된 증거는 위법 수집 증거 또는 이를 기초로 획득한 2차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찾기 위해 주거지에 들어간 것은 형사소송법상 '수색'에 해당하며 피의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경우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나 가옥 등에서 수색할 수 있고 범행 중이거나 범행 직후 긴급을 요해 법원 판사로부터 영장을 받을 수 없을 경우 영장 없이 압수·수색·검증할 수 있다"면서 "피고인은 이미 주차를 마치고 집에 들어간 이상 현행범으로 보기 어렵고 현행범으로 체포하지도 않았으며 피고인의 집을 '범행 중' 또는 '범행 직후의 장소'로 볼 수 없어 영장 없이 피고인 주거지에 들어간 것은 위법한 수색"이라고 설명했다.
피고인 주거지에 들어갔을 당시 피고인의 자발적 동의가 있었으면 임의수사로서 적법하다고 볼 수 있지만 피고인이 강하게 항의했고 수사기관이 이에 대해 사후에 영장을 발부받지도 않아 수사 과정에서 획득한 일부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봤다.
1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범행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은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당심도 원심과 같이 경찰 조사팀이 벌인 임의수사가 적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검찰이 피고인의 범행을 입증하기 위해 제출한 증거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이 없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에서 선고된 무죄를 유지했다.
항소심에서도 무죄 선고를 받자 검찰은 유죄가 선고돼야 한다는 취지로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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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