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전라도 정체성 상실"….'전남특별자치도' 명칭 수정해야

문금주 의원외 17인 '전남특별자치도' 특별법 법안 발의
전남 22개 시장군수협의회 '전라남특별자치도'로 수정 촉구
지방소멸 극복 취지 적극 공감하지만 정체성 문제도 중요

전남 22개 지자체 시장·군수들이 국회에 계류 중인 '전남특별자치도' 특별법 명칭이 1000년 전라도 정체성을 오롯이 담아 내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전라남특별자치도'로 명칭 수정을 요청하고 나섬에 따라 결과가 주목된다.



26일 나주시에 따르면 해당 특별법은 국회 더불어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문금주(고흥·보성·장흥·강진군)의원 외 의원 17명이 지방소멸 극복을 위해 지난 6월11일 공동 발의해 현재 소관 위원회 접수를 거쳐 심사 단계에 있다.

이후 진행 절차는 체계지구 심사→본회의 심의→정부 이송→공포 순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특별법 발의 이후 각 시·군 지자체는 전남이 처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인구활력 증진에 필요한 전남 맞춤형 권한 특례와 규제 완화에 필요한 법적인 제도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회에 계류 중인 ‘전남특별자치도 특별법’이 원안대로 통과하면 '전라남도(全羅南道)'라는 명칭을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돼 지역의 정체성을 잃게 된다는 우려와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전라도 명칭은 고려 현종 9년(1018년)에 전주(全州)와 나주(羅州)의 앞 글자를 차용해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8년은 전라도 정명(定名) 1000년이 되는 해였을 만큼 그 뿌리가 깊고 상징성 또한 크다.

이에 전주와 함께 전라도의 양대 축인 나주를 대표해 윤병태 나주시장은 특별법 명칭 변경을 호소하고 나섰다.


윤 시장은 지난 23일 강진군에서 열린 '전남 22개 시장군수협의회'에 참석해 전라남도가 추진 중인 '전남특별자치도법안' 명칭을 '전라남특별자치도법안'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시장 군수들도 적극 공감해 협의회 안건으로 채택됐다.

당시 회의에서 윤 시장은 단순히 '라(羅)'자 실종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윤 시장은 "고려 현종 1018년 전주와 나주의 첫 자를 따서 '전라도'가 탄생했고, 구한말 전라남, 전라북으로 각각 분도가 됐지만 전라도 1000년의 역사와 정체성을 표상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라'자는 반드시 제자리로 원상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기에 "전라도 탄생 후 같은 방식으로 296년이 지난 1314년에 경상도(경주+상주)가 탄생했다는 점도 관가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윤병태 시장은 "오늘날까지 행정의 근간인 8도 체제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도 특별자치도 명칭에서 라자는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주시는 지난 6월25일 전라남도에 특별법 명칭을 '전라남특별자치도(약칭 전라남자치도)'로 변경해 달라는 검토 의견서를 제출했다.

국회에 제출된 법안 명칭대로 '전남특별자치도'로 명칭을 정하게 되면 전라도 지명의 연원이 되는 전라남도의 대표 고을인 나주가 빠지게 되고, 전라남도에 위치 하지 않은 전주만 포함하는 결과가 초래된다는 이유에서다.

전라남북도는 남북의 위치적 대비뿐 아니라 전주-나주가 각각 연원으로써 대비 되는 개념을 가지고 있어서 특별자치도 명칭에 '라'자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 나주시의 의견이다.

김덕진 광주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도 최근 의견 제시를 통해 "전북은 전주의 '전' 자를 살려 큰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전남은 나주의 '라' 자가 빠지면 지명의 역사적 정체성이 훼손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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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