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가을철 은행나무 열매로 인한 악취와 보행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열매 채취 작업을 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은행나무(학명 Ginko biloba)는 가을철 아름다운 단풍을 제공하고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나며 병해충에 강한 가로수지만 매년 9월 중순부터 떨어지는 열매에서 나는 악취 탓에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은행나무 열매 악취를 유발하는 물질은 껍질에 포함된 비오볼(Bilobol)과 은행산(ginkgoic acid)이다. 악취는 은행 씨앗을 곤충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이번 열매 채취 작업 대상은 열매를 맺는 서울 시내 암나무 2만5127그루다. 시내 은행나무 가로수 전체 10만2794그루 중 24.4%가 암나무다.
은행나무는 외형으로는 암수 구분이 어려워 봄철 개화와 가을철 열매 결실로 암수를 구분한다. 최소 15년 이상 성장해야 성별에 따른 성질이 나타나 꽃을 피우고 열매가 맺힌다.
시는 지난 1일부터 25개 자치구에서 '은행 열매 채취 기동반'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자치구별로 유동 인구가 많은 곳부터 은행 열매를 우선 채취한다. 고소작업차와 굴삭기 부착 진동수확기, 그물망 등 장비가 투입된다.
굴삭기 부착 진동수확기는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한 진동식 호두 수확기를 은행나무 열매 채취에 적용한 장비다. 이 장비를 쓰면 나무에 진동을 가해 열매를 한꺼번에 수확할 수 있다.
시는 '은행 열매 수거 즉시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 열매로 인한 불편이 있을 경우 서울시 응답소(120) 또는 자치구(공원녹지과, 푸른도시과)에 신청하면 된다.
각 자치구는 다음달 말 완전 채취를 목표로 수차례 작업할 예정이다. 은행나무 열매는 익어가는 순서가 달라 같은 나무라도 한 번에 채취되지 않는다. 나무가 크면 2~3회에 걸쳐 채취해야 한다.
수확한 은행 열매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강북농수산물검사소의 중금속·잔류농약 검사를 거쳐 경로당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기증된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서울시는 은행나무 열매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쾌적한 보행 환경을 조성해 가을철 단풍과 더불어 매력가든까지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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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