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축제 갈등 점입가경…"할말 있다"세종시장에 시의장 "어렵다" 퇴짜

임시회서 정원박람회 예산 관련 본회의장서 정면 충돌

최민호 세종시장이 23일 시의회 제92회 임시회 본회의 진행 중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최 시장은 앞서 제91회 임시회에서 전액 삭감된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과 관련해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위한 임시회 소집을 시의회에 요구했고 23일 오전 소집됐다.



23일 제92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등 2명은 이번 임시회 소집의 부당함을 강조한 ‘의사진행발언’을 했다.

여기서 김현미 시의원은 앞서 제92회 임시회에 올라와 전액 삭감된 ‘정원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안이 수정 없이 상정된 것과 관련 “시의회를 무시한 처사로 최민호 시장은 시의회를 무시했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삭감된 예산을 다시 제출해야 할 만큼 시급한 사안이라면 최소한 수정안이라도 제시하는 성의라도 보였어야 할 것이다”며 “의회와 소통하고 협의했어야 했지만, 집행부는 어떤 설명과 협의도 없이 삭감된 예산을 그대로 상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오만과 독선이며 시민의 대외 기관인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로 나아가 지방자치법에 명시된 의회의 예산 심의 의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다”며 “삭감된 예산을 재편성해 의회에 임시회 소집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다시 예산 심의를 하는 오늘 상황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다른 의원이 이와 관련된 ‘의사진행발언’이 한 차례 더 끝난 직후 최민호 시장은 본회의장 자신의 자리에서 “시의원 두 명의 ‘의사진행발언’에 답변할 말이 있다”며 임채성 시의장에게 발언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임 의장은 “(앞서 시장이)사전발언을 했기 때문에 답변할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하자 최 시장은 “답변이 아니면 시장에 발언할 기회를 달라며 시장인데 그 정도는 보증해야 하는 것이냐”고 했다.

이후 임 의장은 “발언 허가는 의원에 해당, 발언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자 최 시장은 “지금 방송으로 시민이 지켜보고 시민께 알려야 하기 때문에 형식에 치우치지 마시고 발언의 기회를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최 시장의 요청이 있자, 김현미 시의원은 최 시장을 향해 “시의회를 압박하지 마십시오”라고 외쳤다. 이어 임 의장은 최 시장에게 “시장님 그게 결정하는 태도입니까”라며 의장석에서 말하자 최 시장은 사과했고, 임 의장은 바로 정회를 선포했다.

본회의 정회 이후 취재진을 만난 최 시장은 상기된 얼굴로 앞서 김현미 의원의 사과 발언에 대해 “그게 어떻게 해서 사과할 일이냐? 예산안을 지난번에 부결을 해서 다시 올린 것이며 오죽하면 그렇게 했냐”고 반문했다.

이어 “시민이 저렇게 열화와 같이 요구하는 내용을 무시할 수가 있냐" 시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의회가 마음대로 이렇게 전액 삭감해 공약을 못 하게 하는 것으로 (본회의에서)이야기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정안 내용이 너무 변동 된 것이 없다’는 주장에 그는 “얼마든지 이번에 재논의하면 받아들일 뜻이 있다”며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사업을 포기 할 것이냐는 질문에 최 시장은 “그건 두고 봅시다”고 말했다. 이어 “정원도시를 지향해야 한다는 세종시 비전과 목표와 가치는 변함없이 추진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빛축제 예산 삭감에 발발하는 상인 등 주민 100여명이 관련 예산을 심의하는 시의회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시의회가 시민 의견을 무시, 일방적으로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며 "농민도 살리고, 상가 상권도 살리고, 학생들의 꿈도 살릴 수 있도록 이번 전액 삭감된 예산을 다시 살려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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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 안철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