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4구역 공사중지 예고…"증액 불가피" vs "조합원 몫 지켜야"

공사비 합의 불발에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
설계사 파산 신청도…조합 "내달 신규 선정"

내년 5월 입주를 앞둔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4구역(장위자이레디언트)이 시공사와 조합 간 공사비 갈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시공사인 GS건설은 지난 12일 장위4구역 현장에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과 호소문을 붙였다.



시공사 측은 호소문에서 공사비 상승 외에도 설계사 문제를 제기했다. 조합이 선정한 설계사 도면 오류로 공사가 지연되고 추가 비용이 발생한 데다가 최근 이 설계사 업체가 파산 신청을 해 공사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장위자이레디언트는 성북구 장위동에 지하 3층~지상 최고 31층, 31개동, 총 2840가구 규모 대단지로 조성된다. 2022년 12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 3.3㎡당 2834만원으로 분양됐다.

앞서 GS건설은 올해 초 공사비 약 722억원 증액을 조합에 요구한 뒤 지난 7월 기준 483억까지 조정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조합 측은 다음 달 중 임시 총회를 열어 새 설계사를 확정할 예정이어서 공사 일정에는 앞으로 지장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사비도 지난해 7월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3.3㎡당 공사비를 516만원으로 올려 680억원을 증액하는 등 착공 이후 3차례에 걸쳐 인상 요구를 수용했다는 게 조합 입장이다.

장위4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이번 증액 요구는 시공사에서 조합 이익을 모두 가져가고 추가 분담금만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뜻"이라며 "조합을 설립하고 15년 넘게 고생한 조합원에게 보상해줄 몫(청산금)까지 시공사가 가져가려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내년 4월 입주를 앞두고 공사비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미아3구역(북서울자이폴라리스)도 시공사인 GS건설이 326억원대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8월 말 입주가 임박하자 조합이 110억원 증액에 합의했다.

조합 관계자는 "이번에 증액하더라도 입주를 앞두고 또 공사비를 올려달라고 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느냐"며 "착공에 들어가면 시간은 시공사의 편이니 조합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착공 이후 코로나19, 전쟁 등으로 인한 공사물가 폭등과, 지속적으로 문제가 있던 설계사의 최근 파산신청으로 설계사 부재, 공사수행관련 인허가 지연 등 어려움 속에서도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인력 및 자원을 투입해 노력 중"이라며 "현재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장위4구역 공사비 분쟁과 관련해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조합에 이어 시공사와 면담을 갖고 양측 의견을 취합한 뒤 3자 대화에 나설 예정으로 전해졌다. 성북구청도 '성북구갈등조정위원회 TF'를 구성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