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공격, 논의 중"
WTI, 전장 대비 5.08% 급등…브렌트유도 4.88%↑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타격에 대해 허용 가능성을 열어두자, 미국에서 유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현재(미 동부시간 기준)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3.57달러(5.08%)오른 배럴당 73.65달러(약 9만7549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이번 주에만 약 8% 상승했다. 특히 이날 WTI는 장중 73.9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CNBC는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의 주간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이날 전장 대비 3.62달러(4.88%) 급등한 77.50달러(약 10만2648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등을 겨냥한 보복 공격에 대해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이후 발생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및 조지아주 허리케인 피해 지역 방문을 위해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관리들은 전날 이스라엘이 이란 내 석유 생산 시설 및 기타 전략 시설을 겨냥한 "중대한 보복"을 며칠 내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 미사일 약 180발을 발사한 데 대해 보복 공격을 예고한 것이다.
TD 시큐리티스의 수석 상품 전략가인 다니엘 갈리는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유가 강세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CNBC에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은 걸프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걸프전이란 1991년 1월17일부터 그해 2월28일까지 이라크와 다국적군 사이의 전쟁을 말한다. 당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한 것을 계기로 미국·영국·프랑스 등이 참여하게 됐다.
다만 산유국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오펙플러스)이 막대한 양의 여유 산유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유가를 선방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라이스타드에너지의 수석 경제학자 클라우디오 갈림베르티는 "지난 40년 동안 중동에서 가장 깊고 만연한 위기 중 하나 속에서, 오펙플러스의 여유 용량은 유가 폭등을 막는 데 지금으로선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분쟁이 본격화돼 호르무즈 해협 봉쇄으로 이어질 경우, 유가 상승 폭은 매우 가파르게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웨덴 은행 SEB의 수석 상품 분석가인 비야르네 쉴드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물류가 막히면 원유 수출에 차질이 생겨, 유가에 상당한 위험 프리미엄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인프라를 공격하면 최악의 경우 원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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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