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단식 현장 찾아 "민주당 못된 것만 배워"

"무지막지하고 무지한 사람… 쌍소리 쓰고 싶을 정도 화난다"
6일 김태흠 지사, 세종시청 최민호 시장 단식 현장서 작심 발언

최민호 세종시장 ‘단식’ 시위을 급히 찾은 김태흠 충남지사가 세종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비난했다.

6일 오후 8시께 김 지사는 단식 현장을 찾아 최민호 시장을 격려하며 세종시 의원을 향해 못된 것만 배우는 것 같다고 입을 열고는 “국가 승인을 받아 국비가 확보됐는데 확보된 부분을 지방의회에서 예산을 전액 삭감한다는 건 말도 안 되며 모순이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의회는)예산 심의권이 있고 편성권은 여기(세종시) 가지고 있는데 그럼 예산 편성권을 변종하는 것이다”며 “의회가 그러면 사실 자기들 본분을 다 못 하고 있는 것이다”며 “이미 편성된 예산을 자기들(시의원)이 하지 말아라고 건드리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세종시민이 선출한 시의원이 이런 부분에서 어떻게 보면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세종시)의회가 정상에서 벗어났고 솔직히 무지막지하고 무지한 사람들이 의회를 구성하고 있어 진짜 쌍소리를 쓰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난다”고 했다.

이에 최민호 세종시장은 “김 지사는 국회의원으로 일을 해보셨고, 저는 중앙 공무원으로 국회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해 봤지만, 기억을 되살려봐도 이런 예는 없다”며 “국가가 국제 행사로서 승인을 해줬고 예산까지 지원해 주는데 자치단체에서 반대하면 사업을 못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들은 김 지사는 “이미 예산 10억이 편성 진행됐는데 안 된다면 규모적 측면에서 (예산을)줄이거나 늘리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전액 삭감한다는 것은 어디 어린애들이 감정적인 싸움도 아니고 이것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최민호 시장과 대화 후 단식 현장을 떠나는 김 지사는 민주당 세종시의원에게 “시의원이 어떤 목적으로 문제를 접근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정치적 사안이 아니다”며 “지금 민주당이 하는 이런 부분 같은 경우는 좀 자제를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국회든 지방의회가 됐든 모두 의회 역할과 기능이 있는데 지방의회 역할은 국회와는 다른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그런 입장이다”며 “정쟁이나 정치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부분은 자제하고 시민을 위한, 또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의회의 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1956년생으로 올해 68세인 최민호 세종시장이 6일 세종시청 서쪽 광장에서 오후 3시부터 ‘단식’에 들어갔다. ‘단식’ 이유는 지난달 세종시의회가 전액 삭감한 '국제 정원도시박람회' 예산을 살리기 위해서다.

이날 오후 최 시장은 단식에 들어가기 전 “생각만 해도, 저하고 거리가 먼 별종의 정치 세계 인간들이 싸우며 하는 몹쓸 몸짓을 제가 하게 됐다”며 “며칠을 고민하고 결론을 냈고 옳은 것을 지키며, 비겁하지 않고 가치관을 지키는 최종 결론은 단식이다”고 밝혔다.

한편 지방자치단체 시장이나 군수가 예산안 관련 '단식'을 선언한 것은 이례적이며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에 삭감된 예산안은 국제 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원회 구성에 필요한 14억5000만원이다. 이 예산은 지난달 10일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1차례 삭감된 뒤 3일만인 같은 달 13일 최 시장이 임시회 소집을 요구했다.

당시 예산안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채 임시회에 올라오면서 민주당 측 시의원들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때 임시회 예결특위가 열렸고 위원 10명이 5대 5로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심사가 지연, 날짜를 넘기면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자동 산회했다. 의결되지 못한 예산안은 현재 세종시의회 예결특위에 계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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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 안철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