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vs '우수제품' 강진 벼수매통 입찰 잡음

곡식 운반·저장 돕는 벼수매통 입찰 기준 특정사 신제품
"공정 입찰 위해 규격 수정"…"작업자 안전성 확보 차원"

전남 강진 모 농협 벼수매통(농산물운반대)입찰 공고 제품 규격이 특정 회사의 신제품으로 정해지면서 특혜 잡음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불공정 입찰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농협측은 제품 안전성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진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6월부터 A농협의 벼수매통 구매 업체 계약을 대행하고 있다.

벼수매통은 수확한 벼를 담는 직사각형 대형 철제 그릇이다. 지게차로 한 번에 들어올릴 수 있어 곡식의 운반·저장을 용이하게 한다.

군은 올해 수확철을 앞두고 지난 6월 10일 사업비 1억5628만 원(농협 자부담10%·국·도·군비 90%)규모의 A농협의 벼수매통 계약 입찰 공고를 냈다.

그러나 공고 규격으로 제시된 모델은 특허권 소송 중에 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농협 측은 벼수매통 제품 기준을 올해 B사가 출시한 신제품으로 수정해달라고 군에 요청했다. 군은 벼수매통 규격 기준을 B사 제품으로 변경, 지난 9월 재입찰 공고를 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특정 회사의 제품을 입찰 기준으로 내 건 것은 '특혜'라고 주장했다.

한 농기계 제조공장 관계자 C씨는 "재공고한 제품 규격은 B사에서만 생산할 수 있는 특허품"이라며 "대부분의 지역 농협에서 사용하고 안정성이 검증된 기존 쌀수매통 대신 비싸고 상용화하지 않은 신제품을 입찰 기준으로 내세운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업체가 공정하게 경쟁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품 규격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협은 편리·안전성을 고려해 규격을 변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A농협 관계자는 "계약 기준을 편리한 농기계로 삼았다"며 "기존처럼 철제 그릇을 360도 회전하는 대신 그릇 바닥을 열고 닫으면서 벼를 쏟아내는 제품이 시인성을 높여 지게차 작업자의 안전을 더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처음 입찰 공고 때에는 널리 사용되는 제품을 기준으로 내세웠지만 재공고 무렵 신제품 출시 사실을 알게 돼 변경한 것 뿐"이라며 특혜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강진군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계약 업체 선정을 진행 중이다"며 "농협은 입찰 제품 규격과 선정된 업체의 제품 규격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계약을 진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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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강진 / 채희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