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가상자산(코인) 사기 사건 수사 무마 등의 대가로 브로커로부터 금품과 골프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정급 경찰관에 대해 징역형을 구형했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재성 부장판사)는 23일 301호 법정에서 각기 부정처사 후 수뢰와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A(60) 전 경정과 사건 브로커 성모(62)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사는 A 전 경정에게 징역 2년에 벌금 2000만원, 추징금 630만3375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브로커 성씨에게는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A 전 경정은 광산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재직 중이던 2020년 11월 수사 중이던 가상자산 투자 사기 혐의를 받던 탁모(45)씨의 사건을 일부 무마 또는 축소하거나 수사 상황을 알려준 뒤 브로커 성씨에게 대가성 현금 600만원과 30여 만원 상당 골프·식사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사기범 탁씨로부터 로비자금을 받은 성씨가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줘 대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A 전 경정에게 부탁했고, 이에 A 전 경정이 탁씨 사건 중 어떻게 증언해야 할 지 일러주거나 일부는 '혐의 없음' 종결 처분될 것이라 귀띔해줬다고 보고 기소했다.

A 전 경정의 법률대리인은 "A 전 경정은 부정한 행위를 하지 않았고 현금 600만원을 받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검찰 공소사실에는 A 전 경정이 사건 수사 내용을 탁씨에 전해줬다던 증인들은 법정 신문에서 '관련 내용을 모른다'고 진술한 바 있다. 부정 처사 관련 진술의 내용이 불분명하다. A 전 경정의 형사사법시스템 조회 기록도 공소사실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골프 향응 관련해서는 "함께 친 것은 맞지만 친분과 교류 차원일 뿐, 부정 처사(행위)와는 관계 없다"며 항변했다.

A 전 경정은 "수사 담당 경찰관으로서 사람을 가려 만나지 못했고 신중하게 행동하지 못해 후회하고 있다. 브로커 성씨의 돈을 받지 않았다. 진실이 반드시 밝혀져 억울함을 풀고 싶다"고 밝혔다.

브로커 성씨는 공소사실을 시인하며 "반성하며 살겠다"고 했다.

A 전 경정과 브로커 성씨에 대한 선고 재판은 12월13일 오후 열린다.

이 사건과 별개로 브로커 성씨는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가상화폐 사기범 탁씨로부터 13차례에 걸쳐 수사 무마 또는 편의 제공 명목으로 승용차와 17억42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성씨는 1·2심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2심은 성씨에 대해 징역 3년2개월과 추징금 17억1300만원을 선고했다.

성씨는 골프와 식사 접대를 하면서 검·경·지자체 공직자들과 친분을 쌓은 뒤 각종 청탁을 해왔다. 전방위 수사를 벌인 검찰은 브로커 성씨의 경찰 인사·검경 수사 무마 비위에 연루된 전·현직 검경 관계자와 또 다른 브로커 등 18명을 기소했다. 이들에 대해 1심에서 줄줄이 유죄가 인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