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균사체 활용한 친환경 소재 개발 기술 7건 특허출원
영지버섯·기계충버섯 등 활용성 높은 토종버섯 균주 확보
균사체 기반 포장 완충 소재 기존 대비 생산량 10배 늘어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친환경 소재 산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친환경 버섯 소재는 그동안 소규모 연구용으로 만들어졌지만 대량 생산 기술이 개발되면서 포장재를 비롯해 가방, 신발 등 새로운 산업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친환경 산업 소재 개발 이후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 산업화의 첫걸음을 떼게 됐다고 30일 밝혔다. 연구를 시작한 지 3년만이며 관련 기술 7건에 대해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버섯은 먹을 수 있는 자실체와 식물의 뿌리처럼 양분 흡수 기능을 하는 균사체로 나뉜다. 균사체는 실처럼 가느다란 균사(세포)가 치밀한 그물망 구조를 이루는데 강성이 우수해 다양한 산업 소재로 활용도가 높다.
해외에서는 버섯 균사체의 생물적 특성에 주목하고 2000년대 초부터 막대한 투자를 통해 친환경 산업 소재를 개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술 개발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농진청은 환경보존, 자원순환, 해외기업과의 기술격차 감소를 위해 지난 2021년 원천기술 확보 연구에 돌입으며 최근 버섯 수확 후 배지와 균사체를 이용해 만든 스티로폼 대체 소재, 가죽 대체 소재 등 제조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스티로폼 대체 소재는 버섯을 수확한 뒤 배지에 양분·수분을 공급, 내외부 균사체가 자라게 하는 배양 기술로 만든다. 생분해가 가능한데다 기존 스티로폼보다 강도가 4배가량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가죽 대체 소재는 톱밥 위에 면섬유를 놓고 균사체가 자라게 한 뒤 균사체와 면섬유를 수확해 만든다. 동물 가죽보다 탄소 배출량과 물 사용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다. 농진청은 버섯 가죽 제조 핵심기술과 토종버섯 균주 3종을 확보했다.
농진청은 균주 확보, 배양, 소재 제조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우선 스티로폼 대체 소재 상용화를 추진한다. 균주와 기술을 농가와 산업체에 제공하면, 농가와 산업체는 농가 배양시설을 이용해 소재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농가는 농산부산물의 새활용과 빈 배양시설의 활용도를 높여 새로운 소득을 창출할 수 있고, 기업은 적은 자본으로 대량 배양시설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농진청의 설명이다. .
버섯 수확 후 배지를 활용한 친환경 포장 소재 생산은 제조업체와 농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데 원료비 절감 효과는 36.4%, 신선 버섯 생산 판매 외 추가 이익은 약 8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실제 민관 협업시스템에 참여한 연천청산버섯과 새싹기업 어스폼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균사체 기반 포장 완충 소재를 매달 2~3만 개씩 생산해 국내 향수 전문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자체 시설에서 생산할 때보다 최대 10배까지 생산량이 늘었다는 후문이다.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기업과 농가가 ‘같이’ 성장하면서 버섯 산업과 농업부산물의 농업적 가치를 키워가겠다"며 "포장 소재를 시작으로 가죽까지 산업화 범위를 넓히는 한편, 규제혁신, 민관협력으로 탄소중립과 환경오염 등 사회문제에 대응하고, 관련 산업 창출에도 이바지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버섯 균사체 스티로폼 소재의 세계 시장 규모는 평균 8800만 달러로 오는 2035년엔 5억1800만 달러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추정된다. 버섯 가죽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억3900만 달러로 오는 2026년엔 2억8900만 달러 수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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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