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공무원 A씨 술 취한 채 차량 들이받아
8월에도 B씨 비슷한 사고…행안부 "중징계 요구"
잇단 비위에 행안부 당혹…"실효적인 방안 검토"
행정안전부 소속 공무원들이 최근 석 달 사이 잇달아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키면서 기강 해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정부와 경찰에 따르면 세종남부경찰서는 행안부 소속 40대 공무원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3시40분께 세종시 나성동의 한 상가 지하 주차장에서 술에 취한 채 정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가려다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8%를 훌쩍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행안부 공무원의 음주운전 사고는 최근에도 있었다.
지난 8월7일 오후 10시21분께 행안부 소속 40대 공무원 B씨가 세종시 도담동 일대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주차된 차량 3대를 연달아 들이받았다. B씨는 5급 사무관으로 파악됐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당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역시 면허취소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 넘겨진 B씨는 최근 벌금형을 선고 받았으며, 행안부는 B씨를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 징계 제도에 따르면 고위 공무원이나 5급 이상 공무원은 해당 부처에서 징계를 요청하면 인사처 중앙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사건을 심의·의결한다. 6급 이하는 소속 기관의 인사위원회에서 처분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통상 면허취소 사유에 해당하면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도록 돼 있다"며 "심의 결과는 이달 말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공무원 징계는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와 경징계(감봉·견책)로 나뉜다.
이 관계자는 이어 "A씨의 경우도 향후 비슷한 절차로 징계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일각에서 A씨가 근무시간에 술을 마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사고 당일은 휴무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행안부는 내부 직원들의 잇단 비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8월 음주운전 사고 직후 차관이 직접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 교육에 나서는 등 경각심을 높이기도 했지만, 불과 석 달도 안돼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자 재발 방지 대책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음주운전 근절은 계속 강조하고 교육도 시키고 있지만, 직원이 많다 보니 이런 일들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다"며 "그럼에도 음주운전은 중대범죄인 만큼 내부에서 보다 실효적인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앙부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약 5년 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징계를 받은 공무원 수는 총 253명으로 집계됐다.
부처별로는 법무부(검찰 제외)가 76명으로 가장 많았고 국토교통부(34명), 고용노동부(29명), 해양수산부(22명), 행안부(17명), 보건복지부(13명), 문화체육관광부(11명) 등의 순이었다.
다만 음주운전에 적발된 공무원 253명 중 최고 수위 징계에 해당하는 파면·해임 처분을 받은 공무원은 12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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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