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박영수 딸 11억 지급 부인…"檢, 공소장일본주의 위배"

화천대유 직원인 딸 통해 11억 지급 혐의
김만배 "공소사실 부인…공소장이 예단줘"
檢 "11억 돈이 나온 경위, 과정 설명 필요"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게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근무하던 딸을 통해 11억원 상당을 지급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8일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김씨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던 박 전 특검의 딸 박모씨 계좌로 2019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 5차례에 걸쳐 11억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019년 9월에 3억원, 2020년 2월 2억원, 4월 1억원, 7월 2억원, 2021년 2월 3억원을 보냈다고 보고 있다. 이 돈은 박씨가 2016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연 6000만원 상당의 급여를 받은 것과 별개다.

김씨가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박 전 특검에게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2015년 3~4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용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을 대가로 돈을 지급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은 약속한 50억원을 박영수에게 지급하고자 했으나 특검 신분이어서 직접 지급하지 못했다"며 "화천대유 직원인 딸 박씨를 통해 약속한 50억원을 지급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전 특검의 딸은 2021년 6월 화천대유가 분양한 아파트 잔여분 1채를 시세보다 산 가격에 분양받기도 했다. 또 회사 성과급 규정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며 5억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소사실과 함께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로서 김씨의 지위, 김씨와 박 전 특검과의 친분, 대장동 사업 관여 및 진행 경과, 대장동 사업 관련 청탁 및 금품 약속 등 경위사실도 진술했다.

박 전 특검 측은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검찰이 '공소장일본주의'를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공소장일본주의는 재판부가 피고인의 유무죄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공소장에 범죄사실과 직접 관련이 있는 내용만 기재해야 한다는 법률상의 원칙이다.

검찰은 "11억원이 제공되는 과정에서 어떤 논의와 역할, 경과를 거쳐 11억원이란 돈이 나왔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며 "공소장이 예단을 주는 취지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 의혹으로 오는 28일 결심공판을 앞둔 박 전 특검 재판의 증언 녹취록 등을 받아봐야 한다는 검찰의 요청에 따라 다음 기일을 내년 1월17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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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