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의사록엔 '금리 인하 신중론'…"동결 기대감, 한달새 2배↑"

우방·적대국 가리지 않는 트럼프 관세 칼날에 인플레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 신중론'을 담은 위원들의 발언들이 다수 확인된 가운데, 내달 통화정책 완화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방국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칼날을 겨누고 있어, 연준은 금리 정책 결정에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장 투자자들은 내달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치를 낮추고, 동결도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주시하고 있다.


▲ [워싱턴DC=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 신중론'을 담은 위원들의 발언들이 다수 확인된 가운데, 내달 통화정책 완화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해 12월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연준 기자회견에서 고심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

26일(현지시각) 공개된 FOCM 의사록은 "참석 위원들은 예상대로 지표가 나오고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로 둔화되며 경제가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한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보다 중립적인 정책 입장으로 나아가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7일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4.75~5.00%에서 4.5~4.75%로 인하했다. 투표권을 가진 위원 19명이 만장일치로 스몰컷(기준금리 0.25%p 인하)을 단행한 것이다.

당시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완화와 노동시장 강세를 근거로 '점진적이지만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 경제 호조세와 더불어 '중립금리' 도달을 위한 인하 정도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통화정책에 대한 신중한 접근 필요성도 암시했다.

중립금리란 물가를 자극하지도 둔화시키지도 않는 이상적인 정책금리를 뜻한다. 다만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론적으로만 존재한다.


의사록은 "중립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통화 정책 정도 평가를 복잡하게 만들고, 점진적인 정책 완화가 적절하다고 생각하게 했다고 많은 위원들은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사이의 균형이 무너질 위험이 제기될 경우 기준금리 동결도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의사록은 "위험 균형의 잠재적 변화에 대응한 통화 정책 입장을 논의하면서, 일부 참석자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위원회가 정책 금리를 완화하는 것을 일시 중단하고 제한적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책 입안자들은 (인플레이션 완화와 노동시장 강세 사이의) 섬세한 균형 잡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지난 7일 진행된 FOMC 정례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 확정 직후 열린 점을 지적하며, 위원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의식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위원들이 세금 인하 및 공격적 규제 완화를 포함한 트럼프의 계획에 대응한 재정 정책을 논의하지는 않았으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며 "그들은 중립 금리에 도달하기 전에 금리 인하가 어디에서 중단돼야 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전날 중국·멕시코·캐나다 등 3국을 향해 관세 칼날을 휘두르면서, 투자자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행보를 더욱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산 모든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중국산 모든 제품에 대해 기존 60% 관세 이외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천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같은 조치가 불법 이민과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범죄와 마약'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설명하며, "이 관세는 마약, 특히 펜타닐과 모든 불법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침략을 멈출 때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이 같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폭탄'이 향후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면서,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조치가 미국 내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수석 경제학자인 얀 하치우스는 이날 메모를 통해 "우리의 경험 법칙으로 실효 관세율이 1%p 증가할 때마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수치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이 0.1% 상승한다는 것을 안다"며 "이에 비춰보면 제안된 관세 인상이 시행될 경우 근원 PCE 가격이 0.9%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준이 내달 스몰컷을 단행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이날 57.7%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25일 74.6%에서 한 달 새 급감한 것이다.

금리 동결 기대감은 42.3%로 한 달 전(24.3%)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뛰었다. 기준금리를 50bp(1bp=0.01%p) 인하하는 빅컷 기대감은 0%로 수렴했다.

CNBC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과 근원 PCE의 연계 증가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둘러싼 계산을 뒤죽박죽으로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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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