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수용 늦춰줄게" 메달리스트 출신 LH 전 직원, 뇌물요구 기소

아시안게임(AG) 메달리스트 출신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 전 직원이 자신의 도박빚을 갚고자 민간임대주택 부지 내 보상 수용 대상 사업자로부터 뇌물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지혜선 부장판사는 10일 204호 법정에서 뇌물요구 혐의로 기소된 LH공사 전 직원 A(43)씨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해 2월 LH공사가 전북 익산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조성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지 내 수용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골프연습장 사업자에게 강제집행 지연 등 편의제공 명목으로 400만원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LH공사 전북본부에서 수용 관련 보상업무 담당자로 일하며 골프장 사업자와의 수용 방식과 보상금 등 문제로 빚어진 분쟁 관련 업무를 맡고 있었다.

검사는 A씨가 도박빚 독촉에 시달리다 골프장 사업자에게 뇌물을 요구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A씨 측 법률대리인은 공소사실을 대체로 부인했다. A씨 측은 "대가성 뇌물은 아니었고 단순히 빌린 돈이었다. 검사가 제출한 녹취 증증거는 일부만 제출돼 편집 또는 오염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내년 2월 6일 오후 열리며, 관련 증인 신문이 진행된다.

한편 A씨는 LH 소속 레슬링 실업팀에서 활동하며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에서 2차례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으며 은퇴 후 LH공사에 취업한 뒤 이번 뇌물 비위에 휘말려 해임 처리됐다. 현재 A씨는 자신의 해임이 부당하며 행정심판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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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