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걷다가 갑작스럽게 멈춰선 여성을 피하려다 일어난 신체 접촉 탓에 추행 혐의로 기소된 60대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 이광헌 부장판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62)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5일 오후 광주 남구 한 아파트단지 앞에서 유모차를 밀고 가던 30대 여성 B씨를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당시 A씨가 B씨가 끌던 유모차가 도로 경계석에 부딪혀 멈춘 사이 B씨의 허리를 양손으로 붙잡아 추행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A씨는 거듭 "앞서 가던 B씨가 갑자기 멈춰서는 바람에 피하려다 몸의 균형을 잃고 넘어질 것 같아 순간 허리를 붙잡게 됐을 뿐이다"고 항변했다.

재판장은 "당시의 현장 모습이 촬영된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확인된 모습, 신체 접촉 직후 A씨가 B씨에게 한 말과 관련 112신고 내용 등으로 미뤄 검찰이 제출한 증거 만으로는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A씨가 같은 해 6월부터 말이 어눌해지고 신체 균형을 잡지 못하는 증상이 심해져 여러 차례 병원 진료 기록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