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새로운 근무방식 도입 회사 늘어
사노피, 직원이 근무방식 자유롭게 설계하는 'WEWE' 도입
한달의 절반 재택근무 선택 가능
노바티스, 전 세계 지사 완전 재택근무 제도 도입
암젠·화이자 본사, 코로나 후에도 '근무장소 유연하게'
최근 고용노동부의 '코로나19 이후 일하는 방식 변화 및 고용영향 분석' 결과, 재택근무 기업 620곳 가운데 75.2%가 계속 재택근무를 시행할 것으로 조사됐다. 생산성에 별 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이 이유다.
제약업계에도 재택근무 확대를 포함해 새로운 근무방식을 도입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는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방식으로 일한다는 의미의 'WEWE'(When Ever Where Ever) 제도를 새로 도입했다. 이달부터 한국법인인 사노피 아벤티스 코리아, 사노피 파스퇴르, 오펠라헬스케어코리아에 모두 적용된다.
WEWE는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 및 업무 성격에 따라 근무방식을 자유롭게 설계한다는 게 핵심이다.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의 코어타임 외에는 스스로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업무의 성격이나 개인의 업무 스타일에 맞춰 한 달 중 절반은 자유롭게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다.
사무실의 개인 좌석은 없앴다. 대신 협력과 소통에 적합한 '활동 기반 업무 환경' 오피스로 리모델링을 완료했다.
업무 방식의 변화에 맞춰 성과 관리 방식도 달라진다. 성과 측정 중심의 기존 제도를 폐지하고 '상시 피드백을 기반으로 한 4단계 평가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매니저와 업무에 대한 긴밀한 소통으로 상시 피드백을 하며 직원들의 피드백 역량을 키우고자 코칭과 교육이 지원된다. 의사소통 및 평가 기회의 감소를 극복하고자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의 자발적인 네트워킹 커뮤니티(ERG)를 활성화할 계획이며 남성을 포함해 출산·양육 휴가 정직원에 14주간의 유급 '글로벌 자녀휴가'를 제공한다. 임직원이 다양한 커리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직무 순환제도'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앞서 노바티스 역시 지난 2020년 7월 임직원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일할지 결정할 수 있게 하는 'Choice With Responsibility'(책임을 동반한 선택) 제도를 시행했다. 한국지사를 포함한 전 세계 내근직 직원이 대상이다.
재택 혹은 사무실 출근 등 일하는 방식을 본인 의사에 맞게 선택하되 책임을 부여했다. 상급자 및 팀원과 본인의 근무 방식에 대해 공유하지만 상급자의 '승인'이 아닌, 상급자에 '알림'으로 가능케 했다. 모니터 등 원격 근무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전 세계 내근직 직원에 60만원씩 지원했다. 단, 연구원, 생산직 등 현장근무가 필요한 인력은 이 제도에 포함되지 않는다.
암젠 역시 작년 5월 전 세계 2만4000여명 직원의 상당수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원하는 장소에서 원격 근무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의사를 밝혔다.
화이자 본사는 팬데믹 이후에도 직원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Log in for your Day' 근무 가이드를 지난 해 발표했다. 한국화이자제약 역시 이와 연계해서 각자의 근무장소 선택, 재택 근무 확대 등 유연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재택근무 확산과 근무방식 변화는 출퇴근 시간을 절약하고 여가시간이 늘어난다는 장점을 갖는다. 재택근무 전환으로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이 없고 회식 자리가 줄면서 개인 여가시간은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자기계발에 투자하거나 건강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의사소통의 한계와 이로 인한 효율성 감소는 남은 과제다. 오히려 업무 부담이 늘어 임직원에 긍정적인 변화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 후 오히려 업무성과를 타인에 확인시켜줘야 하는 일이 많아졌다"면서 "출퇴근 시간의 경계가 사라져 퇴근 시간 이후의 업무 요청과 회의 역시 늘었다. 또 의사소통 기회가 현저히 줄면서 팀워크 감소에 따른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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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