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자가격리용 숙소 성행…지자체는 "금시초문" 논란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3만명대를 기록 중인 가운데 불법 자가격리용 숙소가 성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관할 지자체는 '금시초문'이라고 답해 논란이다.

7일 오전 9시 포털사이트에 '대구 자가격리 숙소'를 검색하면 자가격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한 오피스텔 형 숙소 홍보 글과 '자가격리용 숙소를 구한다'는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일부 숙소 예약 사이트, 블로그, 숙박공유 플랫폼 등에도 '자가격리 가능합니다'라는 문구를 써놓으며 자가격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숙소 예약을 받고 있었다. 전·월세방 매물을 볼 수 있는 사이트에서도 자가격리 추천 숙소 매물이 눈에 띄었다.

몇몇 사이트에서는 가격과 구비 물품 등을 설명하며 자가격리 시 이용이 편하다는 점을 상세히 적어놓기도 했다. 적지 않은 시민들이 가족 및 지인의 확진에 '불안하다'며 이용 문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김모(28·여)씨는 "가족 중 한 명이 확진돼 불안해서 자가격리 숙소를 찾아 이용했다. 밀접접촉자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용했는데 이런 숙소가 있어 편했다"며 "최근 코로나 19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자가격리 숙소 찾는 게 어렵다. 여러 군데 문의해서 겨우 한 군데 찾았다"고 설명했다.

대구 중구서 자가격리 숙소를 운영하는 A씨는 "오피스텔에서 자가격리가 가능하다고 해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장은 "오피스텔 등의 형식으로 자가격리 숙소를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며 "운영 시에 별다른 제재가 없어 아무 문제 없이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자가격리용 숙소의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방역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숙박업소에 대한 관리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대구시는 중구, 서구, 북구, 수성구, 달성군의 각 1곳을 가족안심 숙소로 선정했다. 이를 제외한 등록되지 않은 다양한 숙박업소에서 운영되는 자가격리용 숙박은 엄연히 '불법'이다.

중구 관계자는 "현재 대구시에서 8개 구·군 중 5개 숙박업소를 지정해 가족 안심 숙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5개의 가족 안심 숙소 외에 자가격리를 목적으로 한 숙소가 있는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오피스텔 형식의 숙박업소 자체가 불법이라 자가격리 가능 숙소 역시 불법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자가격리 숙소를 운영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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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