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혈액난' 속 사랑의 헌혈 잇따라…"가장 숭고한 선물"

조부근 광주전남혈액원봉사회 부회장 500회 헌혈
광주신세계, 8일까지 이틀 간 임직원 헌혈 캠페인

"헌혈은 누군가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가장 숭고한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여파 등으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서도 곳곳에서 사랑의 헌혈에 동참하는 이들이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7일 광주·전남 혈액원에 따르면 광주 서구 화정2동에 사는 조부근(64)씨가 전날 오후 헌혈의집 충장로센터를 찾아 500번째 헌혈을 마쳤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봉사회 부회장이기도 한 조씨는 1982년 2월, 친구들과 광주 동구 충장로를 지나던 중 우연히 헌혈 캠페인을 보고 처음으로 헌혈에 동참한 뒤 40년 동안 전혈헌혈 14회, 혈소판성분헌혈 13회, 혈장성분헌혈 461회 등 꾸준히 헌혈을 이어왔다.

조씨는 지인들에게 수시로 헌혈증서를 무상으로 기증해 오다 보니 500장에 달해야 할 헌혈증서가 지금은 30여 장 밖에 남지 않았다.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지극정성 돌본 공으로 2005년 대한노인회장 표창을 받기도 한 그는 어머니 간병을 계기로 봉사 활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2005년 광주전남혈액원 다회 헌혈자모임인 광주혈액원봉사회에 가입, 현재까지 헌혈 홍보와 캠페인 활동을 통해 이웃사랑에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그는 복지시설과 직업소년원, 장애인시설 등지에서 무료급식과 목욕, 청소 등 다양한 봉사활동도 이어왔다.

2008년에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광주전남지부에 장기기증을 등록했고, 2009년에는 전남대 의대에 시신기증을 등록했다. 코레일 최다헌혈 직원으로 등재돼 '아름다운 철도인' 표창을 받기도 했다.

조씨는 "헌혈은 꺼져가는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선물"이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 제한 나이인 만 70세까지 지속적인 헌혈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신세계도 이날부터 8일까지 이틀 간 혈액원과 함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랑의 헌혈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광주신세계는 임직원 헌혈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근무시간에 자유롭게 동참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참여자에게는 소정의 증정품을 지급하고 있다.

헌혈 과정에서는 급속하게 확산중인 오미크론 변이 차단을 위해 채혈실 내부 소독과 참여자 발열 검사, 마스크 착용, 손 소독을 철저히 실시하고 있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캠페인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데 작은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국내 혈액 보유량은 안정적 비축 기준치(5일분)을 밑도는 4.1일분으로 '관심' 단계다.

지난해 연간 헌혈량은 260만건으로, 전년에 비해 7000여 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79만건) 대비로는 19만여 건 각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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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강진 / 채희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