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 간 포스코 지주사 전환 갈등...포항시민 강력 반발

이강덕 시장, 청와대서 ‘균형발전 역행반대’ 1인 규탄 시위
청와대에 ‘대통령께 포항시민이 드리는 건의문’도 전달
지주사 포항설치 바라는 국민청원도 제기돼
지역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반발도 갈수록 거세져

포스코 지주사 전환 관련 경북 포항시민들의 반발이 청와대로 확산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10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포스코 지주사 전환이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고 지방소멸을 가속화한다'며 1인 규탄 시위를 전개했다.

이 시장은 이날 이른 오전부터 ‘지방소멸 방치하는 정부는 각성하라’, ‘포스코지주사·기술연구원 서울설치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포스코 지주사와 기술연구원의 수도권 집중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와 반대 의견을 전하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국가 균형발전에 역행하고 지방소멸에 앞장서는 포스코의 행위를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인 조치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시장은 이날 시위 이후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하는 포스코 지주회사 전환 사태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주기를 요청하는 ‘대통령님께 포항시민이 드리는 건의문’도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어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이동해 김사열 국가균형발전 위원장을 만나 포스코 지주회사와 기술연구원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문제점과 시민들의 요구사항을 전했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소멸 대응을 위해 국민기업인 포스코 지주회사와 연구원이 포항에 설립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다.

수도권 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해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비수도권은 현행 세율보다 낮은 세율로 차등 적용해 줄 것도 요청했다.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비수도권의 법인세율을 기존 세율에서 지역별로 5~10% 인하해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달라고 제안했다.

앞서 이 시장은 지난 9일 오전에도 포항시 형산로터리에서 포스코 지주사 서울 설치를 반대하고,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설치를 촉구하는 출근길 1인 시위를 전개한 바 있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 포스코 NO'라고 쓴 머리띠를 두르고 포스코와 철강산업단지로 출근하는 차량을 향해 피켓을 흔들어 포스코홀딩스의 포항 유치를 촉구했다.

포항 한 시민은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난에 '*** 홀딩스 본사의 포항설치를 원합니다"라는 주제의 글을 게재했다.

청원인은 "***는 지난 50여년 간 포항시민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성장하며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며 "지난해에는 9조238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영업이익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한 기업성장이 과연 ***만의 힘으로만 이룩된 것은 아닐진 데 이제 *** 지주사전환이라는 물적분할을 통해 *** 홀딩스 본사의 서울 설치를 기정사실화해 포항을 떠나려 한다"며 "이에 51만 포항시민들은 분노하며 절규한다"며 '반드시 ***홀딩스 본사의 포항설치를 원한다'고 역설했다.

청원인은 *** 지주사 전환과 지주사인 ***홀딩스의 서울 설치, 미래기술연구원의 수도권 설치 추진에 따른 지역민들의 깊은 상실감과 우려를 표명하며 이들 기관의 포항 설치를 호소했다.

이 청원은 지난 9일부터 오는 3월 11일까지 진행된다. 10일 오후 3시 현재 이 청원은 1969명의 국민이 동의한 상태다. 국민청원은 30일 이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정부와 청와대의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앞서 지역 경제·사회단체는 지난 8일 오전 간담회를 열어 포스코 지주사 서울 설치를 반대하기 위해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강력 대응키로 했다.


이들은 시민 4대 요구사항인 ▲포스코홀딩스 본사의 포항 이전 ▲미래기술연구원 등 연구시설 포항 설립 ▲지역 상생협력 대책에 대한 입장 표명 ▲철강부문 재투자 및 신사업에 대한 투자확대 입장 표명을 관철하기 위해 대시민 서명운동도 전개하기로 했다.

포항시남구울릉군 당원협의회 소속 당원들도 매일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포스코 본사 정문 앞과 형산강로터리, 대잠사거리, 포항시청 앞, 오천 서문다리 앞 등 5개소에서 1시간씩 릴레이로 1인 피켓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포스코홀딩스 서울 설치 결사 반대', '50년을 함께한 포항 버리는 포스코', '박태준 회장이 일궈낸 포스코 최정우가 다 말아 먹는다', '포항 버리고 가는 포스코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 '포스코는 포항시민 배신말라'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릴레이 1위 시위를 무기한 진행하고 있다.

지역내 자생단체들도 앞다퉈 ‘포항시민 우롱하는 최정우 사퇴하라’, ‘공해는 포항에, 지주사는 서울에, 포스코 규탄’, ‘포항시민 무시하고 서울 가는 포스코 각성하라’ 등의 현수막 500여개를 시 전역에 설치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강덕 시장은 “포스코 지주사 전환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와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1인 시위에 나섰다”며 “포스코가 조속히 시민들과 소통하고 납득할 만한 대책을 표명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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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