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밤부터 다시 강풍 '장기화 기로' 울진 산불…13일 전국 비소식 호재

기상청, 10일 밤부터 새벽사이 강한 서풍 예보 예상 풍속 초속 4~5m
금강송 군락지 위험 덜하지만 완진 상태인 상당리 등 재불 위험 가능성↑

경북 울진 산불이 7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10일 오후부터 동해안을 중심으로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되면서 산불 진화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밤부터 새벽사이 동해안 지역에 강한 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상 풍속은 초속 4~5m 수준이다.



강풍은 11일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12일 오후께부터 다시 불 것으로 예측됐다. 강한 바람이 예보되면서 산불 진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울진지역은 초속 1~2m 수준의 약한 서풍이 불고 있어 산불 진화에 최적인 상황이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늘 기상은 어느 때보다 양호한 상태"라며 "시계 확보가 가능하고 풍향도 하루종일 약한 서풍이 불면서 연무가 다 동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여 소광리와 응봉산 지역 화선에 헬기 집중 타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밤부터 다시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되면서 현장에서는 바람의 세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풍이라 금강송 군락지인 소광리에 대한 위협은 상대적으로 덜해지지만, 반대로 완진 상태인 상당리와 덕구리, 두천리 등 동쪽 지역으로 재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호재는 오는 13일 전국적으로 예보된 비 소식이다. 기상청은 12일 밤 중부지방에서 시작된 강수가 13일 전국적으로 확대돼 1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북 동해안 지역에 내리는 강수량은 5㎜ 내외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나 건조한 날씨에 화마와 수일째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수천의 진화대원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오는 18일을 전후해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다시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수가 시작되기 전부터 수증기량이 증가하고, 강수량이 5㎜가 넘는 지역도 있다"며 "저기압이 동반된 강수가 폭넓게 오고, (비가 오는) 시간도 확보해서 건조도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건조특보가 습도와 관계된 것인 만큼 비가 내리면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이후에도 습윤한 상태를 유지한다고 볼 순 없어 끝나면 다시 건조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청장은 "아직 진화율은 소강상태로 75%지만, 오늘 하루 집중 진화를 해 진화율을 상당히 높일 것"이라면서 "지상인력 투입이 어려운 응봉산 지역은 공중진화대를 헬기로 투입해 진화할 계획도 수립 중에 있다"고 전했다.

울진 산불은 10일 오후 3시 기준 산림피해는 1만9233㏊(울진 1만7873㏊, 삼척 1360㏊)로 집계됐다.

시설물 피해는 총 454개소(전소 400, 반소 14, 부분소 40)로, 주택이 285, 창고 113, 식당 3, 비닐하우스 20, 축사 16, 기타 17개소 등이다.

주민대피현황은 마을회관 등 16개소에 337명이 생활하고 있다.

한편, 전날 울진국민체육센터에서 생활하던 이재민 146명 중 8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들은 9일 덕구온천호텔&리조트로 거처를 옮기면서 PCR검사를 받았고, 10일 오전 양성 통보를 받아 다시 구수곡 자연휴양림 내 숙박시설에 격리조치됐다.

울진군 관계자는 "추가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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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