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북 핵실험 메카…6번 모두 집중
2017년 9월 이후 4년6개월 만 재개 우려
2018년 폭파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 복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1일 "최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지난 2018년 5월24일 폭파했던 갱도 중 일부의 복구로 추정되는 불상 활동이 식별됐다"며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2017년 9월3일 6차 핵실험 후 약 4년6개월 만에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풍계리는 2006년부터 2017년까지 6번에 걸쳐 핵실험이 이뤄진 장소다. 2006년 10월9일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09년 5월25일, 2013년 2월12일, 2016년 1월6일과 9월9일, 2017년 9월3일 등 6차례 핵실험이 이뤄졌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북부 핵시험장'으로 부른다. 풍계리는 고도가 2200m다. 풍계리는 해발 2205m 만탑산을 비롯해 기운봉, 학무산, 연두봉 등 해발 1000m 이상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암반 대부분이 화강암이다. 이에 따라 핵실험 이후 발생하는 각종 방사성 물질 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다. 핵실험 장소로 양호한 조건을 갖춘 곳이다.
지하 갱도는 여러 갈래로 뻗어있다. 방사성 물질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달팽이관 모양으로 건설됐다. 두꺼운 격벽이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1번 갱도는 1차 실험 뒤에 폐쇄됐다. 2번 갱도에서 2~6차 실험이 이뤄졌다. 3~4번 갱도도 핵실험이 가능하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2018년 5월24일 폐쇄됐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5개국 취재진이 초청된 가운데 폭파 작업이 이뤄졌다.
북한은 당일 오전 11시 핵실험장 2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한 것을 시작으로 오후 들어 4번 갱도, 3번 갱도, 관측소, 생활동 본부 등을 잇달아 폭파했다.
하지만 이번에 갱도 복구가 이뤄지면서 당시 폭파가 사실상 위장이었음이 드러났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2020년 10월 한국군사문제연구원에 기고한 '핵공학 전문가가 분석한 북한의 핵능력'이라는 글에서 "해외 전문가 참관을 철저히 배제한 일과성 조치는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 표명이라기보다는 정치적 흥행 몰이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애석하게도 풍계리 핵실험장은 김정은이 마음만 바꾸면 언제든지 되쓸 수 있는 채로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풍계리 외에도 북한 핵 관련 시설은 여러 곳에 흩어져있다. 북한이 풍계리 외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핵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에는 영변 핵시설과 풍계리 실험장 외에 플루토늄 금속변환 시설, 우라늄 농축시설, 육불화우라늄(UF6) 금속변환 시설 등이 있다. 영변에서 생산된 핵분열 물질을 가공해 무기로 만드는 시설은 평안남도 강선 등에 있다. 평안북도 박천과 황해북도 평산에는 우라늄 광산, 농축공장이 있다.
이 밖에 핵탄두에 필요한 고성능 폭약 제조시설, 핵분열 물질을 반응시켜줄 기폭장치를 만들 시설, 증강탄과 수소탄에 필수인 중수소-삼중수 공장 등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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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