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등 결혼 자금 마련하자"
원금 40% 보장 등 일수사업 투자 권유
법원 "외제차 수리대금 등으로 소비"
피고인, 판결 불복해 상고장 제출
사귄 지 2주 만에 결혼 자금 마련을 명목으로 남자친구에게 투자를 권유해 1억2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3부(부장판사 허일승)는 지난 18일 사기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 A씨에게 1심과 동일한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씨가 피해자에게 친오빠라고 소개한 40대 남성 B씨에 대해선 1심의 사기 혐의를 무죄로 판단, 공갈미수 혐의만 적용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3월10일부터 피해자와 교제를 시작했다고 한다.
사귄 지 채 2주가 지나지 않은 3월 중순께 A씨는 피해자에게 "각자 보유하고 있는 집을 팔아 신혼집을 얻자. 신혼여행 경비 등 결혼 자금이 필요하니 당신 집이 먼저 매각되면 매매 대금을 일수 사업에 투자하라"고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자신을 강남 일대에서 일수 사무실을 운영하는 사장으로 소개하며 친오빠가 부수적인 업무를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투자하면 매월 원금의 4% 이자 또는 대출 받는 사람들이 낸 원금의 40%에 해당하는 이자를 벌 수 있다고 하고 "2018년 5월28일께부터 사무실로 출근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자는 자신이 소유한 주택의 전세계약금으로 받은 임대차보증금 등으로 1억2000만원을 마련해 2회에 걸쳐 A씨에게 보냈다.
하지만 실제 일수 사업은 B씨가 하고 있었고 A씨는 종사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피해자가 투자를 요청했으며, 그 투자금을 받아 B씨에게 전달했지만 계약이 해제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됐다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에 뒷받침할 근거가 없으며, 피해자의 투자금은 B씨에게 전달되지 않고 A씨가 스타렉스 구입, 외제차 수리대금 등으로 소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가 A씨에게 투자금을 보낼 때까지 B씨와는 서로 얘기한 것이 없었다는 점을 짚으며 B씨가 기망행위에 구체적으로 가담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의 범정이 가볍지 않은 점, A씨가 피해자와 합의했다거나 피해 회복을 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동종 범행으로 수회 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A씨는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해 지난 22일 상고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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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