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개 협동조합 운영율 50%도 안돼…코로나에 매출↓부채↑

기재부, 이억원 차관 주재 협동조합정책심의회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이후 설립된 협동조합이 2만개에 육박하고 조합원 수도 '50만명 시대'를 맞았지만 실제 운영 중인 조합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등으로 매출이 줄면서 자본금이나 당기순이익이 쪼그라들고, 부채는 늘어나는 등 상당수 조합이 영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이억원 기재부 1차관 주재로 제20차 협동조합정책심의회를 서면으로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협동조합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신고·인가된 협동조합은 1만9429개로 2년 전인 2018년(1만4526개) 대비 33.8% 증가했다. 2016년 1만개(1만615개) 넘어선지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조합원 수는 49만3000명으로 2년 전(47만2000명)에 비해 2만 명가량 증가했다. 조합에서 일하는 임금 근로자나 임원은 5만4153명이다.

임금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2년 사이 18만7000원 증가한 176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주당 근로시간 역시 30시간(29.9시간) 미만으로 근로조건이 개선됐다.

전체 임금 근로자 중 55세 이상 고령자나 장애인, 경력단절여성, 기초생활수급 등 취약계층 고용 규모는 2.5배 증가한 2만7727명이다. 비중도 42.3%에서 57.9%로 상승해 높은 취약계층 고용 효과를 나타냈다.

다만, 실제 소득이 발생해 세금을 내거나 고용보험에 가입하는 등 운영 중인 협동조합은 8926개로 전체 조합의 절반(49.5%)에도 못 미친다. 조합원수 10명 이하 조합이 60.2%, 자산 1억원 이하 조합도 56.6%로 영세한 수준이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은 평균 3억원, 자본은 6000만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평균 자산은 2억50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부채가 1억8000만원으로 증가하는 등 재정과 경영상 어려움이 커졌다.

정부는 지난 3년간 협동조합 활성화와 성장지원을 위해 제3차 협동조합기본계획을 마련해 추진했다. 협동조합의 금융조달 애로해소를 위한 우선출자제도 도입과 사회적협동조합 교육·보건용역 부가가치세 면제 등 제도를 개선했다.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후 10년이 지나면서 양적으로는 큰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운영률이나 규모에 있어 영세성은 여전히 숙제다.

향후 협동조합 기본계획 수립시 현장에 필요로 하는 운영자금, 창업자금, 판로 및 마케팅 지원 등 정책 과제를 고려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억원 차관은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 후 지난 10년간 협동조합의 양적·질적 성장이 도모됐다"며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10년 비전이 포함될 제4차(2023~2025년) 협동조합 기본계획을 올해 안에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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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