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세 이상 빈곤 위험도 OECD 1위…韓, 초미세먼지 주요국 2배 높아

통계청 '한국의 SDGs 이행보고서 2022' 발간
상대적 빈곤율 15.3%…76세 이상 52%로 높아
코로나19로 2020년 미세먼지 농도 역대 최저
우리나라 곡물자급률 20%…1970년의 4분의 1
여성 5명 중 1명 "배우자로부터 폭행 경험해"

우리나라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 위험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농도 또한 OECD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대기오염은 '심각' 단계에 이르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곡물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0.2%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밀, 두류 등 자급률은 10% 미만에 그쳤다.

통계청은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의 SDGs 이행보고서 2022'를 발간했다.

◆66세 이상 빈곤율 40.4%…빈곤 위험도 OECD 1위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한국의 처분가능소득 상대적 빈곤율은 2020년 15.3%로 2011년 18.6% 이후 축소됐다. 연령별로 보면 18~65세 빈곤율은 10.6%에 그쳤지만 66세 이상 빈곤율은 40.4%로 집계됐다.

66세 이상 빈곤율을 세분화해 비교하면 66~75세 빈곤율은 2011년 43.5%에서 2020년 31.4%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으나 76세 이상은 2011년 55.3%에서 2020년 52.0%로 큰 변화가 없었다.

상대적 빈곤율은 균등화한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한 사회 내 중위소득의 50% 이하 소득을 가진 가구에 속하는 인구의 비율이다. 고령자 중 공적 연금 미수급자가 많고 연금액도 적으면서 빈곤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18~65세 빈곤율을 18~65세 빈곤율로 나눈 상대적 빈곤 위험도를 비교하면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가장 높았다. 2018년 기준 한국의 빈곤 위험도는 367.8%로 스위스(250.0%), 호주(246.9%), 일본(153.8%)을 앞질렀다.

◆韓, 대기오염 심각…초미세먼지 농도 OECD 2배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0년 22.9㎍/㎥까지 저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9년 27.4㎍/㎥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세계 평균인 42.5㎍/㎥보다는 낮으나 OECD 평균인 13.9㎍/㎥의 2배에 해당한다. OECD 주요 국가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한국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초미세먼지는 입자가 미세해 인체에 흡입되면 폐에 직접 침투해 폐 질환을 유발하고 조기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미세먼지 농도는 19㎍/㎥로 2019년보다 17.4% 감소해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OECD 주요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99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한국은 답보 상태에 머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를 OECD 평균 또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수준 10㎍/㎥로 저감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 20.2%…1970년 4분의 1수준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020년 기준 20.2%로 집계됐다. 1990년 43.1%에 달했으나 1995년 29.1%로 낮아진 이후 꾸준히 감소해왔다. 1970년 80.5%와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으로 하락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격이 치솟고 있는 밀의 자급률은 0.5%에 그쳤다. 옥수수(0.7%)와 두류(7.5%)도 매우 낮은 편이었다.

반면 미국의 곡물 자급률은 2000년 133.1%. 2010년 119.6%, 2020년 120.1%로 나타났으며 캐나다도 2020년 192.0%로 곡물 자급률이 100% 이상을 보였다. 중국도 2020년 91.1%의 곡물 자급률을 보였으나 일본은 27.3%로 한국과 마찬가지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성 21% "배우자에게 폭력 경험"…女 국회의원 OECD 하위권



정부의 '2019 가정폭력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배우자에게 폭력을 경험한 여성의 비율은 20.7%로 나타났다. 정서적 폭력 경험이 17.8%로 가장 높았으며 성적 폭력 경험(7.2%), 신체적 폭력 경험(5.4%), 경제적 폭력 경험(3.2%) 순이었다.

남성의 경우 현재 배우자에 의한 폭력 경험은 13.9%로 여성보다 6.8%포인트(p) 낮았다. 정서적 폭력 경험 비율은 13.1%였으며 신체적 폭력(2.4%), 성적 폭력(1.3%), 경제적 폭력(1.2%)이 뒤따랐다.

가사 노동의 성별 격차도 컸다. 10세 이상 여성의 무급가사노동시간은 2019년 기준 2시간58분으로 남성(52분)보다 2시간6분 많았다. 미혼 여성은 1시간4분, 미혼 남성은 35분으로 그 차이가 크지 않았다. 반면 기혼 여성의 경우 가사 노동 시간이 3시간45분이었으나 남성은 1시간4분에 그쳤다.

경제와 정치에서 여성의 대표성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2020년 관리자 중 여성의 비중은 15.7%로 2016년 9.8% 이후 점차 상승세를 보였지만 OECD 국가 중에서는 하위권에 속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여성 관리자 비율이 70.1%로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교육 서비스업(44.0%)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중은 19.0%로 5명 중 1명꼴에 불과했다. 이는 OECD 38개국 중 34위로 낮은 수준이다.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일본(9.9%), 헝가리(12.6%), 터키(17.3%), 콜롬비아(18.8%)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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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