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박병석에 "이게 민주주의냐"…오영환 "사과하라"

국민의힘, 박병석 이동 막던 중 육탄전 벌여
양금희 의원 119 응급차 타고 병원으로 후송
배현진 "朴, 구둣발로 여성들 걷어차며 갔다"
오영환 "입법부 수장에 도 넘은 모욕적 발언"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졌다.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개의하기 전 국민의힘 의원들과 박병석 국회의장 측이 부딪치면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3시45분께 의원총회를 마친 뒤 국회의장실로 앞으로 몰려가 박병석 의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이들은 의장실 앞을 막고 연좌농성을 벌이며 '권력비리 은폐시도 검수완박 반대한다' '특정세력 비호하는 민주당은 각성하라' '국민독박 재인대박 검수완박 반대한다'라고 외치며 검수완박 입법을 마지막까지 저지했다.

박 의장은 오후 4시10분께 의장실을 둘러싼 국민의힘 의원들을 뚫고 본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길을 막기 위해 앞줄에 앉아 있던 허은아, 양금희, 전주혜, 황보승희 의원 등과 박 의장의 경호인력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배 의원은 '임시회 회기 결정의 건'이 처리된 후 연단에 나서 이같은 소란에 항의했다. 그는 발언 전 박 의장을 향한 인사도 생략하며 불만을 토했다.

그는 "오늘 국회의장은 아주 옹졸한 모습으로, 국회부의장의 방문을 거절하고 의장실 앞에 면담을 요구하며 늘어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의장실 당직자와 경호인을 앞세워 무차별로 밀어붙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의원은 몸을 돌려 박 의장을 바라보며 "그 과정에서 저희가 '제발 멈추라'고 했는데도 당신(박 의장)의 그 앙증맞은 몸을 저희 의원 위로 밟고 지나가고 구둣발로 여성들을 걷어차며 국회의장석으로 올라갔다"고 따졌다.

그는 박 의장에 손을 들어올리며 "당신이 이야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냐"며 항의했다.

전주혜 의원은 이후 오후 6시20분께 본회의장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의장실 앞에서 경호하시는 분들의 물리력 행사로 몇몇 의원들이 다쳤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앞서 충돌이 벌어진 직후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았다며 "다발성 염좌로 2주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양금희 의원은 119 응급차를 타고 지금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상태고 황보승희 의원도 병원에 가 있는 상태로 안다"면서 "원내 지도부와 상의해서 이 부분에 어떻게 문제제기를 할지 다시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오영환 민주당 의원은 배 의원의 삿대질에 문제를 제기했다.

오 의원은 "도를 넘어선 모욕적 발언"이라며 "국민을 대표하는 대한민국 입법부 수장에게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중 차마 입에도 담기 힘든 모욕적 언사를 행한 배 의원은 국민 앞에 반드시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취재진에 말했다.

그는 "행패를 부린 국민의힘 의원 스스로 돌아보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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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