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세아, '사업 다각화'-쌍용, '해외건설 명가' 재건 기대
해외투자개발형 사업·EPC·디벨로퍼 등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투자 확대·위기 상황 능동 대처 가능"…세아 반기는 쌍용건설
글로벌세아그룹이 쌍용건설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쌍용건설이 쌍용그룹 해체 뒤 워크아웃과 매각, 국내외 공기업들을 대주주로 맞는 등 굴곡진 여정에 마침표를 찍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의류제조판매 기업인 글로벌세아그룹은 쌍용건설 최대 주주인 '두바이투자청(ICD)'에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입찰참여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지난 1998년 쌍용그룹 해체 이후 2002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관리를 받았던 쌍용건설은 2015년 두바이투자청 매각됐다.
7년 만에 쌍용건설 매각에 나선 두바이투자청은 쌍용건설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글로벌세아그룹에 주식매매대금보다 큰 규모의 유상증자를 인수 조건으로 내걸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향후 두 달 간 실사를 거쳐 8월 말까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최종 인수 금액은 실사를 거친 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세계 최대 의류 제조 및 판매기업인 세아상역과 종합제지업체 태림페이퍼, 세아STX엔테크, 발맥스기술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전 세계 10개국에 현지 생산법인을 갖췄다. 지난해 그룹 매출액은 약 4조2500억원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쌍용건설이 보유한 글로벌 인지도와 시공 경험, 기술력 등을 통해 태림페이퍼와 세아STX엔테크 등 10여개의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해외투자개발형(PPP) 사업과 설계·조달·시공(EPC), 건설사업관리(PM), 디벨로퍼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대한 수행 역량과 진출 기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창립 이후 전 세계 21개국에서 총 167개 프로젝트 수행하며 130억 달러(약 14조8200억원)를 수주한 전통적인 해외건설 명가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외 현장에 총 7조원의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ICD에 인수된 2015년 이후 두바이에서만 약 23억 달러(약 2조7000억원)의 공사를 수행했다.
쌍용건설은 내부적으로 글로벌세아그룹의 인수를 반기는 분위기다. 민간 투자자 품에 안기면 적극적인 투자와 각종 위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2년 캠코와 2015년 국부펀드인 ICD라는 공기업 대주주를 맞아 금융위기나 코로나 팬데믹 등 위기 상황에서 의사 결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게 쌍용건설 내부의 진단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공기업 산하로 외부 위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번 인수가 성사된다면 회사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 및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선 이번 인수를 두고 '사업 다각화'가 필요한 글로벌세아그룹의 미래 전략과 '해외건설 명가' 재건을 꿈꾸는 쌍용건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수가 실제로 성사된다면 글로벌세아그룹이 진출한 중남미 국가 등 해외건설 시장에서 철도와 도로 인프라 공사, 주택·호텔 사업, 플랜트 등 각종 개발사업에 쌍용건설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세아그룹이 그룹 내 건설 계열사로 세아STX엔테크와 에너지 전문기업인 발맥스기술 등이 있으나, 해외건설 시장에서 인지도와 기술력 등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글로벌세아그룹은 글로벌 인지도와 기술력, 수주 노하우, 네트워크 등을 보유한 쌍용건설 인수를 통해 계열사 간 발전소와 신재생에너지 건설 분야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와 사업 다각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