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국가보다 가파른 물가 상승…"경제 규모 10%↓할 듯"
하루 자원 10억 달러 팔지만…사회적 지출·전쟁 비용 증가
러시아가 금리 인상과 석유·천연가스를 수출로 서방 경제 제재를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물가 상승과 전쟁 비용 증가로 자국내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 경제는 서방 국가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물가가 상승하면서 생산량 감소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러시아 경제 규모는 올해 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자녀가 있는 가족, 임산부, 공무원, 연금 수급자에게 현금을 지급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10% 인상하고 연급 지급액을 두 차례 인상했다. 이 돈은 고유가로 이득을 본 러시아 기업들의 분담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정부 지출이 전쟁 전 추정치의 약 12%를 웃돌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도 전쟁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과 동시에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비용 또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WSJ는 "하루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판매함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예산은 사회적 지출과 전쟁 비용으로 인해 경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5월 "정부는 2022년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재정적자를 예상하고 있다"며 "추가 지출 요청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도 "러시아 정부 지출은 올해 첫 4개월 동안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 증가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러시아 정부는 지출과 관련된 각종 수치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경제가 침체되면서 국내 생산량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제조업 생산은 두 달 연속 감소했으며,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경제가 악조건에 있지만 러시아 국민들의 동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모스크바에 있는 독립 레바다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우리가 지금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 러시아 국민은 지난 3월 이후 16%에서 2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의 수는 54%에서 48%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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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