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개점휴업' 35일 만에 극적합의…원구성 시동
김진표 "국회, 대화·타협·조정·중재의 전당으로"
여당 몫 부의장엔 정진석, 야당 몫은 김영주
김진표 의원(6선)이 4일 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국회가 후반기 일정 시작 후 소위 '개점 휴업' 상태 35일 만에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에서 총 투표수 275표 중 255표를 얻어 당선됐다. 이날 의장단 선출은 여야가 원 구성과 관련해 난항을 겪다 극적 합의를 이뤄내면서 표결까지 이어졌다.
여야 원내대표단은 전날 심야 협상까지 진행했지만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국민의힘이 의원총회 후 '상임위원장 선출을 여야 합의에 따라 진행한다면 국회의장단 선출에 협조하겠다'는 조건부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은 본회의 시작 전 '국민의힘이 본회의에서 의장단 선출에 협조한다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전하면서 선출 투표가 차질없이 진행됐다.
김 의장은 지난 5월24일 더불어민주당 온라인 의원총회에서 최다 득표로 의장 후보에 올랐다.
다만 현재는 국회법에 따라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인 상태다. 국회법은 대한민국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유지를 위해 제정된 국회법 제20조의 당적 보유 금지 규정에 따라 기존 소속 정당에서 탈당해야 한다. 자동이 아닌 본인이 직접 탈당계를 제출하며, 당선된 다음날부터 의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당적을 가질 수 없다.
김 의장은 당선 인사에서 "국회를 대화와 타협, 조정과 중재의 전당으로 만들자"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 정치는 타협을 이룰 때마다 한뼘씩 성숙해졌다. 저는 정부에서 일할 때 '미스터 튜너(Mr.Tuner)' 즉 '조정자'로 불렸다"면서 "여러분 모두가 대화와 타협에 능한 국회의원이 되어달라. 저는 조정과 중재에 능숙한 국회의장이 되겠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경제 위기상황을 거론한 뒤 "국회가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한다. 정부에만 맡겨놓기에는 상황이 너무 절박하다"며 "당면한 민생경제위기에 긴급히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국회 개원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다. 국민의 명령이다. 여야 지도부는 국민의 명령을 지체 없이 받들어야 한다"며 "차제에 여야가 원구성 협상으로 허송세월하는 이 오랜 불합리도 이젠 끝을 내야 한다"면서 국회법에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 시한도 명문화할 것을 주장했다.
원내 제1당 국회부의장에는 4선의 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선출됐다. 그는 총 투표수 258표 중 243표를 얻었다.
원내 제2당 부의장에는 5선의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뽑혔다. 정 부의장은 총투표수 235표 중 223표를 득표했다.
김 부의장은 당선 인사에서 "국정 운영의 한 축인 입법부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선 여야 간 소통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전 국회 의장단의 한 축으로서 여야 간 소통의 메신저가 되겠다"며 "고단하고 지친 국민의 삶을 보살피는 국회, 국민에 힘이 되는 국회, 국민께 신뢰받는 국회를 의원들과 함꼐 노력해나가겠다"고 했다.
정 부의장은 "모처럼 여야가 국회 의장단 선출에 합의했다. 작금의 심각한 민생위기 타개를 위해서 더 이상 원 구성을 미룰 수 없다는 절절한 책임감 때문일 것"이라며 "우리 모두는 국회 밖 국민들의 고단한 삶의 문제를 더 이상 외면,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다. 집단지성으로 민생위기를 타개하는 노력, 당장 머리 맞대고 숙의하는 그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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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