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코로나 재확산에 국제곡물가 하락…물가 부담 덜까

농촌경제연구원 '국제곡물 가격 및 수급 전망' 보고서
미 파종면적 발표 후 밀·옥수수·콩 등 하락세 나타나
식량지수 3개월째 하락세지만 예년비해 여전히 높아
시장에 시차 두고 반영…당장 가격 안정 기대 힘들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던 밀·옥수수·콩 등 국제곡물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고공행진 중인 물가 부담을 덜어 줄 수 있을지 관심이다.



1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가 내놓은 '국제곡물 가격 및 수급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파종의향조사에서 전년 대비 감소폭이 컸던 옥수수는 예상보다 면적이 증가하고, 밀과 콩 파종면적은 의향조사 대비 줄었지만 전년 대비 증가해 하락세로 전환했다.

미국 농무부가 지난달 파종면적을 발표한 이후 지난달 30일 기준 밀 가격은 t당 319달러로 전날 보다 5.1% 하락했고, 옥수수는 293달러로 3.4% 떨어졌다.

미국의 겨울밀 수확이 원활하고, 캐나다 밀 생육 호조와 함께 미국 옥수수 생육이 양호하다. 브라질 2기작 옥수수 수확도 원활하다.

2022~2023년 세계 밀생산량은 0.2% 줄어들 전망이지만 소비가 줄고, 이월재고량이 늘면서 수급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밀 선물가격은 5월 t당 419달러까지 올랐으나 6월에는 371달러로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는 12일까지 평균 305달러를 기록 중이다.

옥수수는 전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조금 늘었고 재고량 증가와 소비 감소로 수급여건이 개선됐다. 옥수수 가격도 5월 311달러에서 7월에는 296달러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밀과 옥수수 가격은 지난해 평균인 밀 258달러, 옥수수 229달러에 비해 각각 18.1%, 29.3% 높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좁혀진 상황이다.

콩 가공품인 대두유 기말재고량도 3.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콩 가격 하락요인으로 작용, 6월 621달러에 달하던 것이 달했으나 7월 들어선 593달러로 하락했다.

연구원은 "세계 경기침체 우려 확대에 따른 달러화 강세, 투기 자산 축소, 국제원유 가격 하락 전망 등 거시경제 요인과 코로나19 변이 재확산 우려 등도 선물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3월 159.7포인트(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락 폭은 미미하다.

전년 동월(125.3p) 대비 23.1% 상승했고,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6월(95.4p)과 비교하면 무려 63.5%나 치솟아 폭등세는 여전하다.

더욱이 국제 곡물 가격 하락세가 당장 국내 시장에 반영되진 않을 가능성도 크다. 식품업계 등은 수개월치의 원료를 비축해두고 쓰기 때문에 원료재 가격 변동 영향이 길게는 반년의 시차를 두고 시장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130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수입 물가는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국제곡물 가격이 하향 안정세에 접어든다고 해도 당장 가격 안정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