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감정으로 계약직 괴롭혀” 경주 국민체육센터 갑질 논란

수영 강사 “처우 개선 요구에 업무만 과중”
시설관리공단 “수영 강사가 오히려 '갑'” 해명
시민들 “반복되는 퇴사, 운영 시스템 전반 문제”

 경주 국민체육센터 계약직 수영 강사가 관리자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센터에 수년간 근무하다 최근 퇴사한 수영 강사 A씨는 “B관리자의 사적 감정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며 “근무 중에는 불이익을 당할까 봐 퇴사 후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단위 기간제 강사들의 잦은 퇴사로 인해 처우 개선을 요구했으나 거절됐고, 수차례 반복되자 갑질이 시작됐다”면서 “강사들은 커피도 주지 말고, 체력단련을 위해 늘 이용하던 헬스장도 점심시간조차 들어갈 수 없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팀장을 맡을 땐 남아서 퇴근 시간이 지난 후 지문을 찍어야 별도의 수당을 받을 수 있었고, 기계실 직원이 챙겨야 할 업무도 직접 했다”면서 “계약서에 수업 내용 명시를 요청했으나 거절되고 안전요원이 퇴사하자 강습과 안전업무를 쉴 새 없이 배정받았다”고 토로했다.

국민체육센터는 2013년 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경주시가 운영하다 출자·출연기관인 시설관리공단으로 인계됐다.

센터 수영장은 매번 신청자가 몰려 강습생을 추천해서 받을 정도이다. 6개 레인(25m)을 요일별, 시간별, 초·중급 반별로 나눠 진행한다.

정상 운영을 위해서는 자격증을 갖춘 기간제 6명, 파트제 4명 총 10명의 강사와 5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돼야 하나 현재 기간제는 2명, 파트제 1명, 안전요원은 2명뿐이다.

한편 강사가 그만두자 이로 인한 여파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됐다. 수영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강습을 앞두고 환불 신청을 하거나 자유 수영을 하라는 문자를 받았다.

한 수강생은 “강습을 해야 운동이 되는데 강사들이 안정적이지 못하니 매일 수영장에서 물놀이만 하고 다닌다”며 “정규직 전환 등 처우 개선은 안 되고 버티지 못해 나가게 해 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또 다른 수강생은 “시설공단으로 운영권이 넘어간 후 기준도 없고 장기 회원과 강사에 대한 갑질이 심하다”며 “청년 일자리 운운하지 말고 있는 사람부터 챙기고, 직원들의 관리 편의 중심의 운영 시스템 등 센터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수영 강사에게는 다른 업무를 시키지 않았고 모두 정상적인 업무지시였다”며 “수영장은 강사 구하기가 어려워 오히려 공공기관 직원들이 갑질을 당하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반 편성을 해두고 갑자기 강사가 그만두게 돼 뒤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일반 기간제와 비교해 수영 강사는 고소득자이며 희귀직종이라 모시고 오는 형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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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