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지산IC 전면 재조사…'혈세 낭비 배임' 촉각

강기정 시장, 최초 안전성 검토 등 파악 지시
전면 폐쇄 시 77억원 날려…책임론 대두될 듯

안전성 문제로 완공되자마자 폐쇄된 광주 제2순환도로 지산나들목(IC) 진출도로 사업 전반에 대해 광주시가 조사에 착수했다.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음에도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막대한 예산 낭비를 둘러싼 배임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14일 광주시에 따르면 강기정 시장은 최근 기획조정실 산하 평가담당관실에 "지산IC 사업 전반을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민선8기 광주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첫 검토 보고서를 통해 "진출로로서 안전성이 미흡해 폐쇄하는 게 낫다"고 결론내린 지 1주일 만이다.

인수위 검토 결과, 지산IC의 경우 우측 진출입을 원칙으로 하는 규정에 어긋난 데다 제2순환도로 내 다른 연결차로와의 연속성과 일관성에도 반해 돌발적인 차로 변경 등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성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규정상 터널에서 연결로까지 이격거리는 680m지만, 지산IC는 지형여건상 좌우차로가 각각 5m, 19m에 불과해 운전자가 도로 전방을 살펴볼 수 있는 시거(視距)거리가 너무 짧고, 이로 인한 본선 차량들의 대기문제와 속도 제한에 따른 도시고속도로의 기능 훼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보완시설을 하더라도 본질적인 구조 문제를 해소하지 못해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평가담당관실은 해당 부서인 도로과에 사업 추진 일지와 민원내역, 특히 당초 우측 진출로였던 것이 좌측 진출로로 돌연 설계변경된 경위 등 관련 자료를 요구했고, 여러 쟁점들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시장에게 직접 조사결과를 보고할 계획이다.

안전 문제로 개통이 최종 백지화될 경우 그동안 투입된 77억 원의 예산(설계비 6억여원 포함)이 결과적으로 낭비된 데 대한 책임문제가 불거질 수 밖에 없다. 혈세가 낭비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점이 인정될 경우 관련자들의 배임 문제와 사법처리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인수위 측은 특정감사나 법적 대응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면서도 시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연구용역과 공론화 등을 거쳐 전면 폐쇄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한편 지산IC는 양방향 0.67㎞ 폭 6.5m의 진출로로 신설됐으며, 설계와 보상은 광주시가, 공사는 제2순환도로 1구간 민자법인인 광주순환도로투자㈜에서 맡았다. 두암타운 등 인근 통행차량을 분산시켜 교통 흐름이 개선되고, 시민쉼터인 무등산과 지산유원지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기형적 도로 구조 탓에 혼잡과 역주행이나 급정거, 접촉사고 등 안전사고가 늘 염려돼왔다.

당초 우측 방향으로 계획했으나 주민설명회 과정에서 소음 피해, 분진, 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로 방향을 좌측으로 변경해 달라는 민원이 이어져 주민과 전문가, 경찰청 등과의 수 차례 협의를 거쳐 좌측 방향 진출로로 최종 결정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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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영광 / 나권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