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7월 '최근 경제동향' 경기 진단
"국내 긍정 요인에도 해외 불안 확대"
물가 6.0%↑…석유류 가격 39.6% 뛰어
5월 소매판매 및 1분기 설비투자 감소
수출 1년 전보다 5.2% 상승…둔화 흐름
금융시장 크게 흔들려…환율 고공행진
서비스업은 회복…고용시장 훈풍 계속
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물가상승세가 확대되고 향후 수출회복세 제약 등에 따라 경기 둔화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경고 수위를 높인 뒤 두 달 연속 같은 흐름을 이어갔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고용과 대면서비스업 회복으로 내수가 완만한 개선을 이어가고 있으나, 대외여건 악화 지속 등으로 물가상승세가 확대되고 향후 수출회복세 제약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외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국의 금리인상 가속화, 중국 성장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지속 및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더욱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그린북 6월호에서 올해 처음으로 '경기 둔화 우려'라는 표현을 쓴데 이어 이번 달에도 같은 진단을 내렸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에 더해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며 어두운 전망을 이어간 것이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국내 실물지표의 경우 소폭 긍정적인 모습들이 나타났다"면서도 "해외적인 측면에서 불안 요인들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 지난달 '경기 둔화 우려' 부분에 대해 아직까지 스탠스를 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기 둔화 우려는 지표상으로도 나타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0%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 수출가격 상한제 도입 가능성 등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며 석유류 가격이 39.6%나 뛰면서 오름세가 커졌다. 여기에 5개월 만에 농산물(1.6%)이 상승 전환됐고, 돼지고기 등 축산물(10.3%)도 상승 폭이 확대됐다.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7.4% 올라 상승 폭이 커졌다. 신선식품지수도 과일과 신선채소 가격이 뛰며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5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1% 쪼그라들었다. 이 수치가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내구재 판매가 1.2%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준내구재(-1.2%)와 비내구재(-0.3%) 판매가 줄어든 탓이다.
1분기 설비 투자는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설비 투자조정압력 증가 등은 향후 설비 투자에 긍정적 요인이나, 5월 기계수주가 줄어들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하락한 점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수출은 석유제품·반도체를 중심으로 1년 전보다 5.2% 증가했지만,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수출 증가율과 비교해 둔화됐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이 1% 감소했다. 수출입차이는 25억 7만 달러로 줄어 3개월 연속 적자 흐름을 보였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각 0.1%포인트(p)씩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상승 흐름이 지속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미국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우려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말 코스피 지수는 2332.6으로 전월 말 대비 13.15% 감소했고, 코스닥 지수는 745.4로 전월 말과 비교해 16.57% 쪼그라들었다.
환율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의 달러화지수 상승과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업체의 달러화 수요 등 영향으로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1298.4원을 기록했다.
다만 거리두기 해제 영향으로 서비스업은 회복세를 보였다. 5월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업과 예술·스포츠·여가관련 서비스업 등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7.5% 상승했다.
5월 전(全)산업 생산은 1년 전보다 0.8% 증가했다. 광공업(0.1%), 건설업(5.9%) 등에서 생산이 늘었지만, 공공행정은 2.7% 줄었다.
고용시장 훈풍은 계속됐다. 지난달 취업자는 284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84만1000명 늘었다. 동월 기준 2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15~64세 고용률은 69.1%로 집계됐다. 1989년 통계 작성 이래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달 실업자는 88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만5000명 줄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3.0%로 1년 전보다 0.8%p 하락했다.
기재부는 "민생·물가 안정을 위한 전방위 대응 강화와 함께 경기대응·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저성장 극복과 성장-복지 선순환을 위한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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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