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방압력에 성장률 줄줄이 하향…2% 중반대도 '위태'

ADB, 韓 경제 성장률 2.6%…OECD도 하향
IMF도 이달 말 발표서 성장률 전망 낮출 듯
대외적 하방압력에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추후 경제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불가피

국제기구들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주요국의 통화정책 긴축기조에 물가 상승 폭도 커지며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돼 극적인 반전이 없는 한 하반기에 성장률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22년 아시아 경제전망 보충'을 통해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가 각각 2.6% 성장할 것으로 봤다. 4월 전망치와 비교해 올해 성장률은 3.0%에서 0.4%포인트(p) 낮추고, 내년 성장률은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 조정했다. OECD는 지난해 12월 3.0%로 전망했던 것에 비해 0.3%p 내렸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달 말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세계경제전망(WEO)에서 IM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보다 0.5%p 내려 2.5%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과 양자 면담을 갖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세계 경제 전망이 지난 4월 대비 한층 어두워졌다"고 진단했다.

정부 역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조정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앞서 전망했던 성장률 3.1%보다 0.5%p 낮춰 2.6%로 발표했다.

또한 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는 최근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물가상승세가 확대되고 향후 수출회복세 제약 등에 따라 경기 둔화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두 달 연속 경기 둔화 우려 진단이다.

현재 한국 경제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요국의 금리인상 기조 속, 중국의 성장 둔화 등에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가속화되면서 대외적인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내부적으로도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복합경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는 지표상으로도 나타난다.

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0%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금리 상승도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p 인상하며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주요국의 긴축기조에 맞춰 금리는 추후 몇 차례 인상 가능성이 다분하다.

환율은 고공행진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5일 1326.10원에 거래를 마치며 연고점을 재차 갱신했다. 종가 기준 2009년 4월29일(1340.7원)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후에도 원·달러 환율은 1310원대를 지속하고 있다.

곳곳에 경기 하방 요인이 산적한 상황이라 추후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제기구들과 정부가 2%대 중반으로 전망치를 내렸지만, 이를 2%대 초반까지 하향 조정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추 부총리는 최근 한국경제 포럼에 참석해 "최근 지표를 보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며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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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