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감세' 지적에…추경호 "저소득층 혜택 더 커" 반박

'세제 개편' 오해에 예정 없던 기자간담회 열어
"민생 안정에 초점…중산·서민층 세 부담 덜 것"
"법인세 개편에 中企 세금 12%↓…대기업은 10%"
세수 감면 우려에 "감내 가능…걱정할 수준 아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세제 개편에 따른 혜택이 일부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돌아간다는 지적에 적극 반박하면서 이번 개편안의 취지가 민생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오히려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이 받는 세 혜택이 더 크다는 주장도 펼쳤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국세 수입(세수)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고 답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는 '2022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서민·중산층 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소득세 과세표준(과표) 구간을 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행 최저 세율인 6%가 적용되는 1200만원 이하 소득세 과표 구간은 1400만원으로, 15% 세율이 적용되는 1200만원 초과~4600만원 이하 구간은 1400만원~5000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된다.

하지만 이 발표 이후 연간 1억원 안팎을 버는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세금 부담이 가장 많이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득세는 누진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하위 구간만 조정해도 상위 과표 구간까지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추 부총리는 "현재 총급여 3000만원을 받는 분들은 평균적으로 30만원의 세금을 내고, 1억원의 급여를 받으면 1010만원을 낸다"며 "세금 배율로 보면 1억원을 받는 분이 약 34배의 세금을 더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정안에 따르면 3000만원 소득을 낸 분의 세금은 22만원으로 8만원이 줄고, 1억원 소득을 내면 1010만원에서 956만원으로 54만원을 덜 낸다"며 "비율로 보면 총급여 3000만원은 27%의 감면 효과를 받는 것이고, 1억원은 5.3%의 세금 감면 혜택을 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적용하면 1억원을 버는 근로자는 3000만원 버는 근로자에 비해 44배에 달하는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즉, 액수로 따지면 세금을 많이 내는 고소득층의 감면 혜택이 크지만 감소 폭 자체는 저소득층이 더 크다는 뜻이다.

추 부총리는 "이번 세제 개편은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데 초점 맞춰져 있다"며 "중산·서민층의 소득세제 개편, 각종 세액공제를 통해 많은 세금 부담을 덜어드리도록 했다"고 전했다.


 법인세 인하와 관련된 언급도 이어졌다.

특히,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면서 일부 대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중소·중견기업에 혜택이 많이 가도록 설계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정부는 법인세 과표 구간을 기존 4단계에서 2~3단계로 단순화하고,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과세표준 5억원까지 10%의 특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법인세 개편으로 중소기업은 기존보다 약 12%를, 대기업은 약 10%의 세금을 덜 내는 구조"라며 "대기업 편향적인 세제 개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제 개편안은 기업에 대한 세 부담을 줄여 경제 활력을 높이고, 세수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단기적으로는 2024년까지 약 13조원의 세금이 덜 걷히게 되는데, 재정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추 부총리는 "단순 경제성장률을 봐도 내년 세수는 최소 4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번 세제 개편으로 감소하는 6조원은 1%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이는 우리가 감내 가능한 수준이고 경제 선순환 효과를 생각하면 걱정할 정도로 세수를 감면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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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