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직 놓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내홍'…"대표의원 사퇴 촉구"

국민의힘 의원 52%(41명) 기자회견 열고 곽미숙 대표 사퇴 촉구
의장 선출 실패 책임 요구…"무능력한 리더십으로 오욕 남겨"

경기도의회 의장 자리를 놓친 국민의힘 내부에서 대표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등 내홍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초·재선 의원 41명은 10일 오전 10시30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곽미숙 대표는 의장 선출 실패에 대해 책임지고 즉각 사퇴하라"라고 촉구했다.

이날 모인 의원들은 국민의힘 전체 의원(78명)의 52%에 달한다. 대표단 30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의원이 참석한 셈이다.

분기점이 된 것은 전날 진행된 의장 선거다. 여야 동수인 상황에서 도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이탈·무효표가 없다면 연장자인 국민의힘 김규창 의원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2차 투표에서 5표 이상의 국민의힘 이탈표가 나오면서 민주당 염종현 의원이 의장직을 가져갔다.

의장 선거 직후 국민의힘 의원 33명은 대표단에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의장선거 패배 결과를 성찰하고, 상임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대표단은 의원총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후 일정인 부의장, 상임위원장 선거를 위한 본회의에 참석했다.

결국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자신이 어느 상임위원회에 배분됐는지도 모른 채 본회의장에 들어가야 했다. 투표 직전 상임위원회 배분 결과를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통상적으로 대표의원 등은 비인기 상임위원회에 배치되는 것과 달리 곽미숙 대표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지미연 수석대변인이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은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모인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곽 대표는 도의회 의장 선거에서 민주당에 의장직을 헌납하는 무능력한 리더십으로 동료의원은 물론 지지당원에게 씻을 수 없는 오욕을 남겼다. 이에 국민의힘 도의원들은 곽 대표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곽 대표는 즉각 의총을 소집하고 당 내부를 수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시점에서 (의원들이 요구한) 의총을 거부하고 민주당과 합의한 부의장 선거일정에 즉각 참여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위로 일관했다"라고 꼬집었다.

상임위원회 배정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의원들은 "곽 대표의 동료의원 상임위원회 배정은 더욱 가관이다. 당내 운영에 민주적 절차를 요구한 의원들은 비인기 상임위에 일렬로 배치하면서, 대표단의 주요 당직자는 또다시 상임위원장직을 배정하는 노골적인 행태를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곽 대표의 민주당과 밀실 야합은 국민의힘 정당의 기본 가치를 정면으로 위협하는 행위로, 동료 의원들을 혼란과 분열로 몰아가는 것이므로 즉각 사퇴함이 마땅하다"라고도 했다.

또 "의원들 앞에선 의장 선거에 집중하기 위해 상임위원 배정을 사전에 발표할 수 없다고 기만하면서, 뒤에서는 일부 의원에게 인기 상임위 배치 약속과 각종 임명장을 나눠주며 의원 간 편가르기에만 집중했다"며 "의원들의 신뢰를 상실해 더 이상 국민의힘 경기도의회 대표직을 수행할 자격을 잃은 대표는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곽미숙 대표의원은 "답답한 상황이다. 본인들이 역할을 해주셨어야하는데 문제제기를 한다. 상임위원회 배분이 100% 만족할 수는 없기 때문에 불만족하는 분들이 나선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어떻게 하더라도 일부 불만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농정위로 가려고 했는데 민주당 대표, 부의장께서 들어가 있어서 오지 말라고 하셨다. 내부 회의 중 (제가) 잘 할 수 있는 데로 배분된건데 저는 어딜가든 사실 상관 없다. 어차피 전체 상임위 관장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라며 "이제 도의회가 시작한 상황이다. 당내 일은 시간 내서 앞으로 설명 잘 드리고, 하나하나 만들어가겠다"라고도 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