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맡았던 소동기 변호사 선임
"고발 내용 몰라서"…한 달 지나서 대응
서훈도 변호인단 꾸려…檢수사 맞선다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있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변호인을 선임하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다. 박 전 원장은 2003년 '대북송금 사건' 당시 자신을 변호했던 소동기 변호사(법무법인 수도)를 다시 변호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11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원장은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소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한다. 소 변호사는 대북송금 사건 당시 박 전 원장을 변호했던 인물이다.
박 전 원장은 노무현 정권 출범 초기였던 2003년, 남북정상회담 대북송금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사건으로 1·2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던 박 전 원장은 대법원에서 핵심 혐의가 무죄 판단을 받으면서 파기환송 끝에 형량이 3년으로 줄었다. 이 사건 당시 소 변호사가 박 전 원장을 변호했다.
소 변호사는 국정원이 지난달 6일 박 전 원장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변호하게 된다. 국정원은 박 전 원장이 숨진 공무원의 '자진 월북'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표류'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첩보보고서를 실무자를 통해 삭제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가 수사 중이다.
박 전 원장 측은 이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의 고발 내용이 무엇인지 전달받지 못해 방어권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고발 내용을 알지 못해 변호사 선임도 한 달가량 늦어졌다고 한다.
수사팀은 "수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박 전 원장 등 이 사건 피고발인들에게 고발장을 전달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원장 등에 대한 피의자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고발장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또 다른 문재인 정부 대북 사안으로 고발된 서훈 전 국정원장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총괄로 하는 변호인단을 꾸려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다.
서 전 원장은 탈북어민 강제북송, 서해 피살 공무원 등 두 사건으로 고발됐는데, 이 전 감찰관은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만 변호한다.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의 변호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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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