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상반기 적자 14.3조 '역대 최대'…전년比 76배 증가

1분기 7조8000억 적자에 이어 2분기도 6조5000억 적자
5분기 연속 적자 '늪'…매출 올라도 연료비 등 비용 급증
한전 자구노력 추진 중…상반기만 1조8000억 재무 개선
한전 "정부와 원가주의 입각한 요금 정상화 협의할 것"

한국전력(한전)이 올해 상반기(1~6월) 전력 판매량 증가에도 연료비 급등에 따른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 14조원 넘는 적자를 냈다.



한전은 12일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31조9921억원, 영업비용 46조2954억원으로 총 14조30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영업손실(1873억원) 대비 7536.6%가 급증한 셈이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상승(73.9→77.1%)해 전력 판매량이 4% 늘고, 요금 조정으로 판매 단가가 상승하며 3조3073억원(11.5%)이 증가했다. 반면 영업비용은 연료비 폭등으로 60.3% 급증해 17조4233억원으로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영업비용 중 발전 자회사가 구입한 연료비는 1년 전보다 86.3%(6조8239억원) 오른 14조7283억원이었다.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전력구입비는 104.1%(9조6875억원)오른 18조9969억원이었다.

이같은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증가는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등의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LNG 가격은 톤(t)당 134만41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7%, 유연탄은 t당 318.8달러로 221.7% 올랐다.

국제 연료비 상승은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기준인 전력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도 밀어올렸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SMP는 78.0원에서 169.3원으로 117.1% 올랐다.


이 같은 전력 원가 상승은 한전의 적자를 키워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도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은 올해 들어 전기요금은 4월 킬로와트시(㎾h)당 6.9원(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 7월 ㎾h당 5.0원(연료비 조정요금) 각각 올랐다. 오는 10월에도 ㎾h당 4.9원의 기준연료비 인상이 예정돼 있다.

현재로서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연간 최대 인상 폭(㎾h당 5원) 만큼 올랐기 때문에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인상할 수 없지만, 한전 내부 이사회와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산업부 인가를 받아 약관을 개정하면 연간 조정 폭을 확대하는 것은 가능하다.


한전은 연료비와 별개로 사상 최대 영업손실과 이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전력그룹사 사장단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6조원 규모의 자구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한전은 상반기까지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자구노력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한전기술 지분 매각, 필리핀 SPC합자회사와 세부 석탄화력 지분 매매 계약 체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회사 전반의 경영효율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과 연계해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정상화 및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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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