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복합적 경제위기"…외환위기 불안에는 선 그어

"수출 경쟁력 저하 및 시장 변동성 등 주시"

방미 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현재를 복합적인 경제위기 상황으로 규정하면서도 외환위기 가능성에는 거리를 뒀다.



추 부총리는 11일(현지시간) 뉴욕특파원 간담회에서 "(현재가) 복합적인 위기인 것은 맞다", "수출 경쟁력 저하와 시장 변동성을 우리도 주시한다"라면서도 "당장 외화 자금이 부족하고 조달이 어려운 상황까지는 아니다"라고 발언, 지나친 불안을 경계했다.

추 부총리는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물가 진정을 위해 고강도 금융 긴축을 진행한다"라며 "여기에 따라 금융과 외환 시장의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굉장히 커서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이런 영향을 우리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라며 "24시간 경제, 금융 상황 모니터링에 비상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까지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비해 긴장감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경제가 어렵고 위기 상황일 때에는 시스템 리스크로 가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며 "아직 그럴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많아서 (상황이) 어떻게 진전될지 예의주시해 체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을 두고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선진 주요 경제를 중심으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선진국 경제 둔화와 중국 시진핑 체제 리더십 변화, 그 이후 체제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IMF는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2%로, 2023년 전망치는 2.7%로 제시했다. 한국의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6%로 추산됐는데, 지난 7월 2.3%에서 소폭 오른 수치다. 그러나 2023년 전망치의 경우 7월 기준 2.1%에서 2.0%로 0.1%p 하향됐다.

현재 상황에서 중요 과제로는 ▲불확실성·변동성 증가가 단기 위기로 치닫지 않게 하기 위한 관리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하고 생산성을 높일 구조적 접근을 꼽았다. 같은 맥락에서 재정 건전성 회복과 노동 및 교육시장 개혁도 거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지속 인상 및 환율 급등 등 여파를 두고는 "결국 우리 금융회사의 건전성 문제"라며 "현재 스트레스테스트를 계속 해보면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앞으로 변동성이 커지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예의주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환율 안정을 위한 한·미 통화스와프와 관련해서는 "한·미 간에 굉장히 강한 경제적 신뢰가 있다"라며 "주변국의 유동성 경색과 변동성이 커지면 양국 간 금융 협력, 외환시장에 관해서는 협력할 태세가 돼 있다"라고 했다. 다만 통화스와프가 만능으로 비춰지는 시각은 경계했다.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수출통제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는 "우리는 일단 한·미 동맹, 미국과의 관계에 신경을 쓴다"라면서도 "그렇다고 중국에 등을 돌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했다. 결국 중국과의 협력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 최대 관심사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두고는 "우리는 대안을 모색해달라고 다양한 채널로 전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진행 상황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추 부총리는 이날 향후 물가상승률을 두고는 "내년 10월에 정점을 찍고 천천히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유가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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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