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대출 빙자형'→'가족 사칭형'…70대 이상 피해 증가

국회 법사위 김승원 민주당 의원, 금감원 자료 분석
코로나로 피싱 유형 변화… 비대면금융 취약층 노려

70대 이상 노인들 가족 또는 지인을 사칭한 사칭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도 노인들의 피해 건수는 증가한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계좌이체형 보이스피싱 유형별 피해건수 현황'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보이스피싱 건수는 7만251건, 2019년은 7만2488건이었다. 이어 2020년에는 2만859건으로 급감했다가 지난해 2만9909건, 올해 6월까지 1만5253건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2020년까지는 입출금 거래실적을 쌓으면 저리로 대출해주겠다는 '대출빙자형'이 많았으나 지난해부터는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하는 유형이 급증했다.

대출빙자형은 2018년 5만5040건에서 2019년 5만6216건으로 늘다가 2020년 1만4686건으로 줄었다. 반면 가족 또는 지인 사칭형은 2018년 9607건, 2020년 8921건에서 지난해 2만5287건으로 늘었다. 올해 6월까지는 1만3916건을 기록했다.

문제는 보이스피싱 사기 유형이 바뀌면서 피해자 연령대도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보다 높은 연령대 사람들의 피해건수가 늘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피해자 중 대부분은 40~60대였다. 이들이 피해금액 의 최대 80%의 비중을 차지했을 정도다.

그러나 보이스피싱 사기 유형이 변화하면서 이들 세대의 비중은 줄고 70대 이상의 피해가 늘었다.

40대의 경우 2018년 전체 피해자의 25.6%, 2019년 21.4%, 2020년 20.6%를 차지했다가 지난해 13.2%, 올해 6월까지 8.9%까지 줄었다.

반면 70대 이상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4% 비중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7.2%로, 올해 6월까지 12.8%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최근 5년 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피해금액은 1682억원, 피해자수 1만3213명으로 전년대비 각 28%, 27% 감소했다. 하지만 피해건수는 2만9909건으로 15% 늘었다. 보이스피싱 사기에 이용된 계좌수도 2020년 4만730개에서 지난해 5만7990개로 42% 급증했다.

김승원 의원은 "“비대면 금융 거래가 늘어나고 있지만 가족·지인을 사칭하여 계좌로 돈을 송금받는 계좌이체형 보이스피싱 사기에 70대 이상 피해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면서 “검찰, 경찰, 금융당국 등은 보이스피싱 사기 취약층, 특히 고령층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하고 피해자 구제 방안도 내실 있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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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