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력 늘린다며 예산은 '뒷짐'…정부 엇박자 과기정책 '포화'

19일 과방위 국감서 고민정 "반도체 인재 육성한다면서 예산·인원은 줄여"
천문연구원, 우주물자를 과기부와 상의 없이 전략물자로
예산 절감 중심의 정부출연연 개혁은 '출연연 민영화' 우려

18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연구재단과 정부출연연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엇박자를 보이는 반도체 인재양성과 현장을 외면한 정부출연연 혁신 정책을 두고 야당의원을 중심으로 성토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반도체를 매우 중요시하면서 관련 대학정원을 확대하고 15만명의 반도체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며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도 천재에 문을 열어줘야 한다며 인재 육성에 공감했지만 예산을 보면 실망스럽다"고 포문을 열었다.

고 의원은 "국가R&D 예산을 보면 2020년도엔 17.4%가 증가했으나 내년에 3%에 증가하는데 그쳤다"며 "우수 인재가 양성되면 이들이 연구원으로 현장서 활동하고 그게 반도체 기술개발로 적용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야 하지만 (예산없이)말로만 인재양성을 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출연연 연구직 인력 요구현황과 정부서 수용하는 수치를 보니 2019년은 요구대비 수용비율이 40.8%가 나왔고 2022년까지 두 자릿수로 출연연의 요구를 받아줬다"면서 "하지만 2023년엔 5.2%만 수용해 줬다. 연구원을 쥐어짜고 있다"고 출연연 인력 위축을 우려했다.

고 의원에 따르면 내년도 전체 25개 과기부 산하 정부출연연 가운데 요구안이 정부서 반영된 곳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곳 뿐이다. 이로 연구의 질이 손상될 것이란게 고 의원의 우려다.

같은당 김영주 의원은 정부출연연과 과기부와의 엇박자를 걱정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사가 무산된 한국천문연구원의 인공위성 '도요샛'에 대해 김 의원은 "러시아를 통한 발사가 취소된 뒤 천문연이 과기부와 상의도 없이 전략물자로 신청해 앞으로는 러시아와 발사를 하지 못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략물자는 전쟁에 필요한 물자로 우주물자가 전략물자로 지정되면서 러시아에 지급한 돈도 못받고 러시아 발사체 이용도 못하게 됐다. 이로 미국의 발사 비용이 크게 올라 간 것"이라며 "과기부와 상의없는 천문연의 도요샛 발사체 전략물자 신청에 대해 감사하고 제재를 검토하라"고 과기부를 압박했다.

과방위 간사 조승래 의원도 비용절감에 집중된 정부의 과학기술계 혁신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비용절감을 위주로 하는 혁신은 하수중 하수다. 혁신을 이루면 비용절감은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과학기술 현장에서는 국가전략적 목표에 따라 선진국가로 발돋음할 수 있는 사기진작, 연구활성화를 중심으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과거 출연연 종사자들은 자긍심이 높았다. 현 기재부 주도 공공연 혁신은 출연연 민영화 또는 출연연의 문을 닫게 하려는게 아니냐라는 우려가 있다"며 "복지도 축소되고 처우개선도 없으니 훌륭한 연구자가 출연연 연구현장을 떠나는 것 아니겠나"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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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 박미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