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연' 유동규, 檢 칼끝은 김용·정진상 거쳐 이재명 '정조준'

檢, 유동규·남욱 "정진상·김용 접대" 확보
수사팀, 여의도 민주당사 압수수색 진행
"남욱, 이재명 선거 댓글 달게 해" 진술
"휴대폰 버려라, 입원하라 정진상 지시"
유동규 "의리? 이 세계 그런 거 없더라"
李, 대선 자금 의혹 부인하며 특검 주장
한동훈 "수사받는 당사자가 쇼핑하듯…"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그의 최측근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자 남욱 변호사도 검찰 조사에서 입을 열고 있어, 향후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4시32분께까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오전부터 검사와 수사관을 여의도 민주당사에 보낸 검찰은, 건물 1층에서 관리 직원들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한 뒤 김 부원장의 근무 공간인 8층 소재 민주연구원에서 변호인이 올 때까지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의 참여권 보장을 위해서다. 검찰의 본격적인 압수수색은 오후 2시께 시작됐다.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은 김 부원장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진행되는 절차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유 전 본부장 등으로부터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김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 등에게 정치자금을 받은 시기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0대 대선 자금 조달 및 조직관리 등을 담당하던 때와 겹친다. 이 때문에 김 부원장에 대한 수사가 이 대표 대선자금을 겨누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부원장은 지난 22일 새벽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 부원장을 구속한 데 이어 다른 최측근인 정 실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또 최근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등으로부터 "2013년 9월 서울 강남구 유흥주점에서 정 실장과 김 부원장 등을 접대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본부장은 해당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정 실장, 김 부원장 등 이른바 '윗선'들이 '1원도 (받아) 쓴 적 없다'고 부인한 데 대해서 "돈을 요구해 가지고 실컷 받아쓸 때는 언제고 만난 적도 없다? 내가 유령을 만났나?"라며 "검찰에 다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유흥주점에서 술을 한 100번 먹었는데 술값 한 번 낸 적이 없다. 그것만 해도 얼마일까"라는 발언도 했다.



수사팀은 4일 남 변호사와 전 판교AMC 대표 겸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 사내이사 A씨를 함께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남 변호사가 2014년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에 도움되는 온라인 댓글을 달게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내용은 위례신도시 개발사건 공소장에서도 언급되는데, 이 대표의 재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일환으로 보인다. 검찰은 사건의 병합과 유 전 본부장의 구속기한 연장 등을 고려해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6일 우선 기소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일 구속기한 만료로 풀려난 유 전 본부장은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윗선'들에 대한 폭탄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1일 재판이 끝난 후 일부 매체를 만나 "오늘 이재명 대표가 한 푼도 안 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했다"는 질문에 "재판 중에 잠시 기사를 봤다. 굉장히 재미있더라"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의리? (웃음) 그런데 이 세계는 그런 게 없더라. 내가 착각 속에 살았던 거 같다. 구치소에서 1년 명상하면서 깨달은 게 참 많다. 내가 너무 헛된 것을 쫓아다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라고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압수수색 직전 휴대전화를 버린 것과 입원도 김 부원장과 정 전 실장 등의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은 자신에 대한 폭로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하고 있다.


김 부원장 변호인 측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최고위원을 통해 "거대한 조작의 중심에 서있다"며 "중차대한 대선에서 정치자금을 요구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했다.

또 "그들의 진술 외엔 어떠한 증거도 없다"며 "검찰에선 구금을 위해 영장실질심사에서 프레젠테이션(PT)을 오랜 시간 할 정도로 집요했지만 당당하게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정 실장은 또 유 전 본부장이 자신에게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유동규씨가 저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는 입장이다.

유 전 본부장은 "작은 돌 하나 던지는데 저렇게 안달"이라며 "큰 돌 날아가면 어떡하려고"라고 나머지 폭로도 곧 이어질 것을 암시한 상태다.

또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대표가 죗값을 받아야 한다', '이 세계에 의리가 없다'는 등의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만큼, 앞으로 진행될 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 재판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어떤 폭로를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대선자금 의혹과 관련해 결백을 주장하며 재차 '특검'을 주장했다. 그는 "국가 역량을 민생에 집중해도 부족할 판에 정쟁에 소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의혹에 대한 규명을)특별검사에 맡기고 민생에 집중하자"고 재차 특검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비리 봐주기 의혹 부분이 부담스러우면 (특검 수사 범위에서)빼도 좋다"고 했다.

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이 대표의 '특검법'을 제안과 관련해 "수사를 받는 당사자가 마치 쇼핑하듯이 수사 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나라는 적어도 민주 국가 중에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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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