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도시" vs "업무 효율" 소진공 청사 이전…27일 입장 낼까

"이전 반대" 외치는 삭발·시위 잇따라
박성효, 이전 피력…공단 "결정 안 돼"

오는 27일 예정된 박성효 이사장의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청사 이전에 대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공식 입장 표명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소진공·전국상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대전 중구 소재 소진공 청사 이전 문제를 두고 지역 상인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소진공이 대전 유성구 엑스포타워로 본사 이전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진공중구사수투쟁위원회는 지난달 공단 앞에서 삭발 투쟁,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현 공단 인근 지역 상인들은 400여명 직원들이 상주하는 소진공 청사가 이전될 경우 지역경제 활력이 떨어진다고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구범림 대전상인연합회장은 25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위치는)원도심으로 상업 지역"이라며 "(인근에서)점심, 저녁을 먹던 직원 400여명이 빠지면 유령도시가 되는 게 아닐까 우려해서 반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상공인·전통시장의 평생 파트너'라는 비전을 내건 소진공이 기존 중구보다 소상공인과 지역경제 활성화 유발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유성으로 이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정치권에서도 중소벤처기업부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박 이사장을 향해 "원도심에서 소상공인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밀집된 지역에 다 모여 그들만의 리그를 하려고 하나" 등 질타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소진공은 청사 이전을 검토 중인 단계로,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전 논의는 비가 오면 물이 새는 등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전임 이사장 시절부터 논의돼 왔으며 신사옥 건립 전 임대하는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박 이사장은 앞선 국감에서 "원도심 활성화는 공단 직원 400명이 이(본사) 일대에서 점심을 먹는 파급효과로 이뤄지는 게 아니고 정책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이사들부터 노조위원장까지 제일 시급한 게 청사 이전이라고 한다" 등 청사 이전 필요성을 거듭 피력한 바 있다.

소진공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청사 이전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약 82%가 찬성한 상황으로, 10곳이 넘는 공간들을 검토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5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상주하려면 1500~1700평가량 공간이 필요하다는 게 소진공 측 설명이다.

대전시도 최근 테크노파크 디스테이션으로의 이전을 제안했으나, 소진공 측이 정확한 가용 면적을 파악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엑스포타워 이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쪽(엑스포타워)으로 추진하려는 게 거의 확정이라고 보면 될 거 같다. 다른 데는 조건이 안 맞는다고 들었다"며 "(박 이사장이)국감이 끝나고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들었다. (이전을 반대하는 분들도)입장 표명을 해달라는 상황이지 않나. 간다, 안 간다, 어느 쪽이 됐든 표명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진공 관계자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아직 공식적으로 중기부와 협의도 안 한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다만, 박 이사장께서는 국감장에서 청사가 다른 곳으로 가야 되는 당위성을 피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진공 내부에서는 '정치적 논리가 덧씌워져 억울하다' 등 볼멘소리도 나오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청사 이전을 둘러싼 이견이 뚜렷한 상황에서 박 이사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공식 입장을 표명할지 주목된다.

한편 이영 중기부 장관은 지난 24일 중기부 종합감사에서 "(소진공)급여와 이전 문제는 좀 더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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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 박미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