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안전할까…자회사 부동산 PF 부실 우려도

4대 금융지주 종목, 자회사 PF 우려 '빨간불'
비은행 비중 높을수록 PF 우려 커질 수 있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유동화 증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 대형 금융지주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은행 자체 PF가 흔들릴 가능성은 작지만 비은행 비중이 높은 금융지주는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600원(1.33%) 오른 4만57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어 하나금융지주(0.93%), 신한지주(0.56%), 우리금융지주(0.44%) 등이 상승했다.



금융지주는 금융업권 내에서 PF 익스포저(위험노출)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다.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위험한 PF 대출에 나서지 않아 사업성이 떨어지는 상황에 놓이게 되더라도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레고랜드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 사태 이후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며 부동산 PF와 관련한 질문이 전날 열린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빠지지 않고 나왔다.

임필규 KB금융지주 부사장(CRO)은 "부동산 PF와 브릿지론을 합하면 그룹 전체적인 익스포저는 약정금액 기준으로는 약 15조원 정도, 잔액 기준으로는 9조5000억원 정도"라며 "이중 문제 사업장으로 보는 부분은 약 1070억원 정도, 약정액 기준으로 0.68% 비중을 차지한다"라고 말했다.

방동권 신한금융 CRO도 "부동산 PF와 브릿지론은 총여신의 2% 정도"라며 "기획 관리로 전수조사를 진행한 결과 고정이하여신은 2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석영 우리금융 CRO는 "그룹 전체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1조8000억원 규모"라며 "이중 1조원 정도가 우리은행인데 부실이 전혀 없다. 나머지는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종합금융 등에서 차지하는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되는 금액은 400억원이고 충당금은 200억원을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정승화 하나증권 CRO는 "하나증권의 우발채무는 9월 말 기준 3조9000억원 정도로 6월 말 대비 1조원 정도 감소했다"며 "부동산 금융이 1조9000억, 이중 본 PF가 1조1000억원, 실물 부동산이 2000억원, 브릿지론이 6000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는 PF와 관련해 은행에서 직접적인 부실을 떠안을 가능성은 작지만 비은행 비중이 높은 금융지주의 실적 변동성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증권사 등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최근 2년간 부동산 시장 활황과 함께 PF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냈으나 점차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비은행권 비중이 높은 지주는 하나금융이 꼽힌다.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지 않아 비중이 낮은 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 변동성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최근 시장에서 부각된 부동산 PF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비은행 자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금융에 대해서는 "타사와 달리 증권 등 비은행 부문 비중이 작아 이익 변동성이 크지 않다"며 "실제로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등 자회사 익스포저는 지난 6월 현재 10조9000억원으로 대형 금융지주 중 가장 작은 것으로 평가돼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에 대해 "카드,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이익이 감소하고 조달비용 증가, PF 대출 관련 손실 증가 등으로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비은행 실적 방어를 위한 대응이 향후 과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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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